2014-02-13
국내 최대 철강도시로 커가고 있는 충남 당진시의 관문 서해대교.
대교 아래 당진항이 눈부신 발전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충남 당진이 새로운 철강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1990년대 한적한 어촌지역있던 충남 당진의 변화가 시작됐다.
현재 당진에는 맹주격인 현대제철을 중심으로 철강 생태계가 촘촘히 짜여 있다. 대형 철강업체만 해도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동부제철, 동국제강, 휴스틸, 환영철강 등 6개 업체가 둥지를 틀었다. 이 기업들을 중심으로 중소 협력업체와 연관 업체가 400여 개나 입주해 '철강 메카'를 형성하고 있다. 철강산업을 기반으로 머지않아 연구·교육 기능까지 갖춘 국내 최대의 종합 철강클러스터로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평택·당진항은 2013년 6월말 기준으로 총 61개 선석(당진 30선석, 평택 31선석)이 운영되고 있어 지속적인 국내외 경기침체에도 국내 항만 중 유일하게 물동량이 4.3% 증가하면서 해운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신흥 항만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당진시는 지난달 항만사업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해 전담조직인 건설교통항만국과 항만물류과를 신설하고, 올해 상반기 중 항만 지원센터를 완공해 시 출장소와 관계기관을 입주시킬 예정이다. 2020년 당진항이 42선석, 8224만 톤의 하역능력을 갖추게 되면 국내 제2의 무역항으로의 도약과 함께 글로벌 환황해 중심도시로의 비상이 예상된다.
당진의 변모엔 무엇보다 수도권 및 중국과 인접한 지정학적 위치, 아산만이라는 항구를 끼고 있는 지리적 특성, 서해안고속도로 및 대전~당진 간 고속도로와 같은 편리한 교통 등이 큰 뒷받침이 됐다. 하지만 당진의 변모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서해선 복선 전철, 당진~천안간 고속도로, 당진항 확충 등이 공사 중이거나 계획 중이다. 이에 따라 교통과 물류의 중심도시로 서기 위한 당진시의 개발계획은 큼지막하다. 서해안 전철과 연계되는 북부해안 철도망 구축, 당진~천안 간 교통망 확충, 합덕역 복합환승센터 구축 등 광역 교통망에 집중해 글로벌 경제 중심도시로의 도약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발전에 발맞추어 당진시는 새로운 시가지 확장을 위해 난개발을 방지하고 효율적인 토지이용과 균형적인 지역개발을 위해 '2030년 도시기본계획' 수립을 마무리했으며, 도시개발과 연계한 도시관리계획을 재정비하는 등 당진이 나아갈 콘셉트 플랜을 마련했다.
당진 중심시가지뿐만 아니라 남부지역, 북부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읍·면 거점도시 육성사업으로 합덕읍 일원에 종합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신평금천지구와 우강송산지구, 송악지구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추후 서해안 복선전철이 개통되면 합덕읍 점원리 인근에 예정된 합덕역(가칭)을 중심으로 도시개발계획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진시 관계자는 "앞으로 당진시는 도시기본계획 중심으로 콘셉트 플랜을 제시하고, 도시관리계획 재정비로 시민들의 불편사항 해소와 도로 가로망을 확충해 더 큰 당진시를 만들겠다”며 “늘어나는 인구와 개발수요에 부응해 도시기반시설 확충으로 서해안의 중추도시로서 명실상부한 살고 싶은 도시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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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29
‘상전벽해’ 당진… 포항 부럽지 않은 철강 메카로
7310m 서해대교는 당진 발전의 핵심 동맥… 종자은행·친환경농업과학관·바다목장 등 첨단 농어업 이끌어
충남 당진시만큼 이 말에 들어맞는 지역도 드물다. 이곳의 발전속도는 눈부실 정도다. 전통적인 농어촌에서 국내 최대 철강단지로 탈바꿈하는 당진의 발전상은 각종 통계 수치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한보철강(현대제철 인수)이 부도난 1997년 12만 5386명에 그치던 인구가 현재 16만명에 이른다. 기업체도 7116개에서 1만개로 늘어났다. 관광객 또한 127만여명에서 1000만여명으로 급증했다.
당진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끈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옛 한보철강 당진공장이다. 여기에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이 기름을 부었다. 수도권을 연결하는 당진의 관문으로 자리 잡은 이 고속도로의 서해대교는 이를 상징하는 구조물이다. 이 대교는 길이 7310m로 당진시 복운리와 경기 평택시 포승읍 내기리를 잇는다. 2000년 11월 이 길이 개통되면서 당진은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 이전에는 서울에 가려면 시외버스를 타고 충남 예산군 신례원 등을 거쳐 3시간 이상 가야 했다. 그 이전에는 당진과 서산 주민이 인천, 경기지역으로 가려면 여객선을 타야 했다. 서해대교는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과의 거리를 1시간으로 단축시켰다. 하루 통행량이 8만여대에 이른다. 서해안 전역뿐 아니라 당진 발전을 이끄는 핵심 동맥이 됐다. 여기에 당진~대전 고속도로까지 생겨 동쪽지역과의 통행도 원활해졌다. 주민들은 서울이나 대전으로 가 영화를 보고 쇼핑을 즐긴다.
한보철강 당진공장은 1995년 가동되기 시작했다. 부도나기 전 2년 동안 당진은 엄청난 호황을 누렸다. ‘강아지도 1만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닌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정도였다. 술집이 우후죽순 늘었고, 네온사인이 꺼질 줄 몰랐다. 계속 줄던 인구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러다 한보철강이 부도나자 긴 침체기로 빠져든다. 현대제철이 인수하기 전의 7년간 인구가 11만 8000여명까지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2004년 현대제철의 인수로 반전한다. 현대하이스코, 동국제강, 동부제철 등 철강기업이 잇따라 입주했다. 인구와 기업 등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났다. 지금은 현대제철 사원복이 술집과 음식점에서 ‘보증수표’로 통한다. 지역을 먹여살리는 경제적 토대가 쌀과 물고기에서 철강으로 바뀌었다.
당진에는 석문·부곡·고대 등 3개 국가산업단지가 있다. 분양이 모두 끝난 부곡과 고대단지는 각각 104개와 8개의 대형 기업이 입주했다. 석문단지는 분양률이 27%로 앞으로도 수많은 기업이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5개 일반산업단지는 대부분 현대제철과 관련 협력업체들이 입주해 당진 발전의 중심부 역할을 한다. 대규모 철강단지 조성은 항만의 발전도 불러왔다. 당진항은 현재 송악부두, 고대부두, 서부두, 당진화력부두를 보유하고 있다. 33선석에 6118만t의 하역능력이 있다. 물동량이 최근 3년간 2.5배 늘어나는 등 증가율이 5년 연속 국내 최고치를 보였다. 물동량은 내년에 7500만t, 2020년에 1억t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당진은 당초 백제·통일신라 때부터 국제무역이 활발했지만 지금과 견줄 수 있는 시절은 없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52㎞의 긴 해안선이 있어 밖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것 또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 백제시대에 일본에 문화를 보급했고 통일신라 때는 중국 당나라 무역의 교두보였다. 그때 행정구역 명칭도 벌수지현에서 당진(唐津)현으로 바뀐다. 고려 건국의 1등 공신인 복지겸도 이곳 해양 호족 출신이었다.
당진은 전통적으로 농업도 발달했다. 후백제 견훤이 군량미 보급을 위해 우리나라 3대 방죽으로 꼽히는 합덕제를 축조할 정도였다. 지금도 우강·합덕을 중심으로 큰 들판이 곳곳에 있다. 조선시대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서쪽과 북쪽에 바다를 끼고 있으며 동쪽에는 큰 들판이 있는 내포(충남 서북부)가 충청도에서 가장 좋다”고 말하면서 그 중심을 ‘유궁진’(由宮津)으로 꼽았다. 그곳이 합덕읍 점원리다.
당진은 2012년 군에서 시로 승격된다. 고종 때인 1895년 당진군이 된 뒤 117년 만이다. 현재 당진시는 2읍, 9면, 3동에 모두 149개 법정 마을이 있다.
당진시는 급격한 산업도시화로 소외되는 농어업을 보듬는 정책에 힘을 쏟았다. 농업 인구가 1990년 8만 1437명에서 20년이 지난 2010년 3만 5729명으로 줄어들 만큼 위상이 쪼그라들고 있어서다. 시 농업기술센터는 전국 최초로 종자은행을 설치했다. 벼 종자를 고르고 저장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갖춰 우량종자를 농가에 보급하는 곳이다. 미생물 배양실과 첨단 농법을 가르치는 친환경농업과학관도 문을 열었다. 지역 농축수산물을 학교급식 재료로 공급해 소비의 길도 텄다. 2011년 4월 시곡동 농산물유통센터에 국내 처음 학교급식지원센터를 개소했다. 초·중·고교 등 129곳에 급식 재료를 공급한다. 식자재 전 품목을 일괄 배송한다. 쌀 100%와 축산물 90%를 비롯해 지역 농산물이 65%를 차지한다. 식자재로 쓰이는 지역 농산물이 2011년 361t에서 지난해 553t으로 크게 늘었다. 전국에서 벤치마킹 봇물이 터졌다.
석문면 난지도 앞 해역 50㏊에 바다목장을 조성해 어족자원 보호에도 나섰다. 2017년까지 인공어초와 자연석이 어우러진 목장을 만든 뒤 어류를 방류할 계획이다. 해상 낚시터도 만들어 어민 소득을 다양화한다. 산업화에 따른 유입 시민을 위한 보금자리도 만들고 있다.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송악읍 기지시·반촌리 일대 24만 1538㎡에 송악지구, 우강면 송산리와 합덕읍 운산리 일대 9만 2004㎡에 우강송산지구의 도시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2020년까지 수청동 일대 144만 6124㎡에도 수청1, 2지구의 택지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해선 시 기획예산담당관은 “당진이 압축성장을 해 이 과정에서 소홀한 환경 등에 관심을 갖고 정책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해양과 항만 물류, 미래 무기인 식량 전초기지 농어업 등 모든 것을 다 갖춘 역량에다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면서도 깊은 문화가 묻어나는 지역으로 키우는 게 당진시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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