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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야기/세상살이이야기

직장블루스

by SL. 2013. 4. 13.

* 어린상사 비위 마추기 고달픈데 통장잔액은 200만원 더 서글프다.

30세 비정규직 여성 "현실에 칙릿은 없다"

((칙릿이란 `아가씨'를 뜻하는 칙(Chick)과 문학(literature)의 줄임말인 릿(lit)을 합친 조어다))

 

"난 왜 이 모양이지!!"

유명 외국계회사의 비서실에서 근무하는 그는 카카오스토리와 페이스북에 신세 한탄을 털어놓는다..."힘내, 잘 될거야..."라는 위로의 말들을 뒤로하고 "우리나라에 '칙릿'은 없어.  너만 힘든 게 아니고 다들 힘드러"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섹스&더시티",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로 대표되는 칙릿, 이 뜻은 젊은 여성을 의미하는 속어 칙(chick)과 문학(literature)을 결합한 신생 합성명사다.  주로 20,30대 여성의 일가 사랑을 다룬 소설의 주인공들은 유력지의 칼럼니스트(섹스&더시티), 유명 패션지 인턴(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등 꽤 괜찮은 직업을 가졌을 뿐 아니라 화려한 외모까지 자랑한다.특히 '섹스&더시티'의 주인공인 인기 칼럼니스트 뉴요커 캐리와 팻ㄴ지 협찬품을 입으면서 명품패션쇼를 선보이는 앤드리아(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직장의 신'(KBS 드라마)의 정주리를 비롯한 우리나라 계약직 여성들에겐 뜬구름 같은 대상이다.  강씨는 8년을 비정규직을로 살아온 자신이 요즘 들어 너무 초라하게 느껴진다. 얼마전 인사에서 자기보다 두살 어린 이 대리가 과장으 ㄹ달앗기 때문이다.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교를 나와 캐나다에서 유학하고 온 이 대리는 7년 만에 외국계회사에서 과장을 달았다.  그렇다고 강씨가 눍을 안한 것은 아니다. 4년제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강씨는 구직에 실패하면서 잠시나마 돈을 벌기 위해 비서일로 계약직을 시작했다.  출산휵로 결원이 생긴 자리를 겨우 찾아낸 것. 몇 달만 일하겠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세상에 발을 디뎠다.  하지만 정규직 채용에 계속 실패 하면서 ' 비정규직 생활'이 5년 동안이나ㅏ 이어졌다.  변화가 필요했다. 그래서 선택한 게 호주유학. 1년 동안 죽어라 영어공부를 하고 오면 세상은 내 편일 줄 알았다.  이력서 '한줄'을 더 쓸 수 있게 됐고 토익점수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호주에서도 일용직 노동자로 학비를 버느라 몸만 오히려 상했을 뿐. 강씨는 나이가 들수록 사회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굳혔다는 의미의 '골드미스'라는 말이 멀게만 느껴진다.   현재 통장진액은 200만원, 지난해까지만 해도 적금을 든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 못할 일 이었다. 올 들어 적금이라는 것도 처음 들었다. 비정규직으로 꼬박꽉 한달에 50만원씩 부으면 1년에 600만원.  서울에 전셋집 하나 마련하려면 10년을 일해도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것도 속상한데 얼마 전 승진한 이 과장의 비위를 맞추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다.  "행자씨, 이거 남편한테 받은 '루이똥' 가방인데 어때? 나한테 어울리나?" 행자씨도 필요한거 있음 얘기해, 사다줄게....."  "행자씨, 오늘 저녁에 약속 있어? 행자씨나 옷봐둔 게 있는데 가티 보러 가지 않을래요?"  아무리 정규직이라 해도 월급 수준 이상의 소비를 하는 것을 보면 그냥 부모, 남편 잘마나나 호의호식하는 팔자가 부러울 따름이다.  이 과장 같은 사람보다 힘들게 사는 30대 여성이 더 많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는다.   실제로 각종 전문직의 여성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라지만 지난해 통계청이 조사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전체 여성 취업자 가운데 임시,일용직은 49.7%로 남성의 30.6%보다 훨씬 높았다.  또 여성근로자가 평균적으로 받는 임금은 남성의 63.4%로 2001년(64.3%)보다 더 낮아졌다. 지적능력과 무관하게 사무실의 꽃 역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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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차 P과장, 월급만으로 언제 집사나....

 

"으메.. 미국증시가 올랐네. 그럼 오늘 한국증시도 좀 오르겠군!!"   

국내  모회사를 다니는 8년차 P과장(35). 그의 하루는 미국증시 마감 체크로 시작된다. 아침부터 반가운 뉴스에 회사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콧노래를 부르면서 책상에 놓인 컴퓨터를 켠다. 회사 홈페이지나 e메일을 체크하기 전에 HTS(홈트레이딩시스템)창을 먼저 띄운다. 네이트메신저는 물론 증권가에서 쓰는 FN.야후.미쓰리메신저도 동시에 접속한다. 누군가 지나가면서 컴퓨터 화면을 볼 수도 있는 일. 주식 매매하는 현장을 들킬 수 없다. 다가 오는 직원들의 발소리에 귀를 세우고 주식매매 화면을 재빨리 덮을 수 있도록 회사 홈페이지와 각종 업무관련 사이트를 열어놓는다.  이제서야 일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가 끝났다. 일은 주식시장이 열리는 오전 9시에 맞춰 시작된다.  "P과장. 어제 말한 프레젠테이션 다 끝냈어? 가지고 와봐."  중요한 타이미에 여전히 팀장은 P과장을 찾는다. 야속하기만 하다. '저 인간은 꼭 중요할 때 나를 찾더라....'  매매를 서둘러 끝내놓고 팀장에게 달려간다.   "이것도 한 거라고 내놔/ 다시 해와."  "그럼 그렇지. 한 번에 넘어가면 팀장이 아니지."  머리 위로 스팀이 슬금슬금 올라온다. 하지만 직장에서의 이 모든 스트레스는 수익률이 올라가면 겨우내 쌓인 눈이 녹아내리듯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그가 주식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건 8년 전. 삼성전자 같은 굴지의 대기업 임원이라면 모를까, 대한민국에서 월금만 갖고 부자됐는는 건 '교과서마나 공부해 일류대학에 수석합격 했단'는 것과 같은 '뻔한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는 P과장. 서울에 전셋집이라도 마련하려면 저축은커녕 마이너스통장은 불을 보듯 훤한 일이다.  직장생활을 막 시작한 사회초년생 P과장은 '인생은 한방'이라는 마음에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삼성전자, LG전자, 같은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코스닥 '잡주'가 구미를 댕겼다.  친구가 알려준 정보에 종잣돈을 긁어모아 200만원을 투자했다. 신기하게도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주식계좌잔액은 하루가 다르게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500원에 팔아야지 하던 마음은 5500원, 6000원으로 높아졌다.  욕심에 눈이 멀어 매도시기가 점점 늦춰졌다.  쉽게 번 돈은 쉽게 쓰게 되는 법. 주식을 팔아 수중에 돈이 생긴 것도 아닌데 수익률만 올랐다고 신이 났다. 과감히 회사에 휴가를 신청했다. '500만원이나 수익이 났는데 해외여행 정도는 가줘야지,'  열심히 일한자 떠나라!!  하지만 괌으로 여행을 가는 순간 P과장의 악몽이 시작됐다. 한국에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야, 너 XXX됐어.  네가 산 종목 주각조작이라고 금감원이 발표해서 계속 하한가야."  아뿔싸,,,  달콤한 휴가를 뒤로 하고 서둘러 서울에 도착했지만 늦었다.  연일 계속되는 하한가 행진을 두 손 놓고 바라보기만 할 뿐이다.  며칠만에 원금을 모두 날렸다.  이쯤이면 그만둘 법도 한데 P과장은 수식시장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아버지가 사준 자동차를 팔아 3000만원을 마련했다. 그 돈으로 '물타기'(손실이 났을 때 거꾸로 더 주식을 사들여 매입단가를 낮추는 방식)에 들어갔다. 결국 3000만원까지 총 5000만원을 날렸다. '묻지마 투자'는 '대박'이 아닌 '쪽박'으로 가는 길이란 것을 깨달았지만 엎질러진 물이고 버스는 이미 떠난 뒤였다. 하지만 P과장은 8년이 지난 지금도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지 못하고 있다.  '인생한방'을 위한 꿈을 안고오늘도 팀장과 회사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주식시당을 기웃거린다. 마치 담배 끊겠다는 사람이 담배 한 개비를 구걸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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