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13
가을, 피크닉 그리고 재즈…지금, 자라섬에 가고 싶다
푸른 잔디밭 위에 돗자리를 깔고, 가장 편안한 자세로 누워 하늘을 바라본다. 선선한 가을 바람은 귓가를 간지럽히고 유려한 재즈 선율은 마음을 들뜨게 한다. 손에 들려 있는 와인 한 잔은 이 순간을 더없이 소중하게 만든다. 매년 가을 경기도 가평 자라섬에서 열리는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을 대표하는 이미지다. 싱싱한 자연풍광에 재즈 공연을 결합한 이 축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10월 3~6일 열리는 이번 축제는 10주년에 걸맞게 더욱 풍성해졌다.
무대 일부를 가평 읍내로 옮겨 지역과 밀착된 공연을 준비했고, 아시아 여느 재즈페스티벌도 이루지 못한 `레전드급` 라인업을 갖췄다.
3차 라인업이 발표된 현재 가평은 `자라섬 특수`로 들썩이고 있다.
가평군 내 민박집은 점점 예약이 들어차고 있으며, 페스티벌 티켓은 무서운 속도로 팔려나가고 있다. 4일간 20만명 안팎의 사람들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까지 이 축제를 찾은 누적 관객은 117만명. 축제로 인한 가평군의 직접적인 경제효과는 172억원에 달한다. 간접적인 효과까지 계산하면 300억~400억원을 웃돈다.
생각할수록 신기한 일이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무인도에 가까운 교외의 작은 섬이 미국의 뉴올리언스처럼 `재즈`를 대표하는 지역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지금도 수많은 지역 축제가 야심 찬 시 작과 달리 슬그머니 문을 닫고 있기에, 10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의 뚝심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과 말레이시아 지역 축제들이 `자라섬의 성공`을 본받기 위해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과 양해각서(MOU)를 맺으러 올 정도다.
한 공연기획자는 "자라섬이라는 곳이 유명한 관광지도 아니었고, 재즈가 대한민국에서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음악 장르도 아닌데 두 요소가 결합해 자유와 낭만을 만들어내고 있다. 자라섬의 성공은 기획력과 테마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평했다.
◆ 아시아 최대 재즈페스티벌로 거듭나기까지…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2004년 9월 10일 무대를 세울 자리도 없는 황무지 같은 자라섬에서 제1회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이 개최되었다. 당시 지역 경제 활성화를 고민하던 가평군 공무원이 우연한 기회에 공연기획자인 인재진 씨(현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 예술감독)의 강의를 듣고 둘이 의기투합해 자라섬에 재즈페스티벌을 만든 것이었다.
야심 차게 시작한 1회 공연은 날씨라는 의외의 복병이 있었다.
행사기간 3일 중 이틀간 폭우가 내렸다. 이후에도 날씨는 이 축제의 형편을 봐주지 않았다. 5회(2008년)까지 잦은 폭우로 축제는 제대로 기를 펼 수 없었다. 다만 고무적인 것은 재방문 관객이 늘면서 우비를 준비해오는 등 폭우 속에서도 음악을 즐기는 태도가 관객 문화로 자리 잡고 있었다.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이 결정적으로 자리 잡은 시기는 2009년이었다.
인재진 감독은 "이때 신종플루가 심하게 돌아 모든 행사들이 취소됐지만, 우리는 밀고 나갔다. 사람들이 갈 곳이 없으니 자라섬에 몰려왔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재즈에 관심이 없는 관객들이 가족 단위로 `소풍`을 온 축제를 통해 재즈를 알게 되고 야외 축제의 매력이 널리 알려지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잡기 시작했다.
2004년 9월 10일 무대를 세울 자리도 없는 황무지 같은 자라섬에서 제1회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이 개최되었다. 당시 지역 경제 활성화를 고민하던 가평군 공무원이 우연한 기회에 공연기획자인 인재진 씨(현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 예술감독)의 강의를 듣고 둘이 의기투합해 자라섬에 재즈페스티벌을 만든 것이었다.
야심 차게 시작한 1회 공연은 날씨라는 의외의 복병이 있었다.
행사기간 3일 중 이틀간 폭우가 내렸다. 이후에도 날씨는 이 축제의 형편을 봐주지 않았다. 5회(2008년)까지 잦은 폭우로 축제는 제대로 기를 펼 수 없었다. 다만 고무적인 것은 재방문 관객이 늘면서 우비를 준비해오는 등 폭우 속에서도 음악을 즐기는 태도가 관객 문화로 자리 잡고 있었다.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이 결정적으로 자리 잡은 시기는 2009년이었다.
인재진 감독은 "이때 신종플루가 심하게 돌아 모든 행사들이 취소됐지만, 우리는 밀고 나갔다. 사람들이 갈 곳이 없으니 자라섬에 몰려왔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재즈에 관심이 없는 관객들이 가족 단위로 `소풍`을 온 축제를 통해 재즈를 알게 되고 야외 축제의 매력이 널리 알려지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잡기 시작했다.
2004년 3만명으로 시작된 축제는 2009년 세계적인 신종플루와 경기침체라는 역대 최악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15만여 명을 동원했다. 이후 2010년 16만8000여 명, 2011년 18만8000명 등 매년 최대 관객 수를 경신하며 초고속 성장하고 있다.
급속한 성장 비결로는 가족친화적인 콘텐츠가 꼽힌다.
일본 다카츠키스트리트 재즈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인 기타가와 준이치로는 "재즈는 하나의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그 안에서 폭넓게 변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을 굉장히 많이 갖고 있는데, 자라섬 축제는 이 모든 것을 포괄한다"고 했다.캠핑과 바비큐 파티 등 외식문화의 요소를 적극 결합하고, 깨끗하게 보전된 친자연적인 환경을 부각함으로써 `음악`을 넘어 `소풍`의 개념까지 포괄할 수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신인과 거장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라인업과 천혜의 자연이 만나 일으키는 시너지 효과는 국내 여느 페스티벌에서 볼 수 없는 낭만의 기운을 분출한다. `자라섬 페스티벌`을 통해 로맨틱하면서 자유로운 감성을 경험한 관객들은 축제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문화컨설팅업체 바라가 `2012년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 번이라도 이 축제를 경험한 방문객이 전체 방문객의 43.4%에 달했다.
2011년도 재방문율인 32.9%에 비해 약 10%포인트 이상 증가한 수치다.
■ 10살 자라섬 페스티벌 어느새 이만큼 자랐네
리 릿나워·이로 란탈라 `레전드급` 라인업 갖춰
#10주년 장식할 특별한 무대들
월드 디바 시리즈, 거장 시리즈, 스웨덴 포커스 등 해마다 자라섬 재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적인 프로그램들이 4일에 걸쳐 고르게 배치됐다. 퓨전재즈의 대표적 거장인 `리 릿나워`, 트리오 토이킷의 리더로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핀란드의 피아니스트 `이로 란탈라`, 유명 재즈레이블 ACT의 대표적인 드러머 중 하나인 `볼프강 하프너`가 자라섬의 밤을 책임질 예정이다. 펑크 밴드 `JSFA`, 래퍼 mc메타와 베이시스트 이철훈의 재즈 힙합 공연도 기대를 모은다.
재즈클럽 콘셉트의 미드나잇 재즈카페가 새롭게 재편된다. 한국에서 가장 호평받고 있는 재즈 전문 레이블 오디오가이와 가장 영향력 있는 재즈 전문 매체인 재즈피플, 그리고 자라섬 재즈 사무국이 각기 한 카페를 맡아 소규모 공간에 어울리는 프로그래밍을 했다. 가평의 거리를 거닐다가 카페에서 우연히 흘러나오는 재즈 선율에 홀리듯 끌려들어가는 색다른 즐거움을 기대해볼 만하다.
먹거리와 머천다이징(상품 판매)은 다양해졌다. 머그컵, 노트, 에코백, 담요 등 7종의 상품이 오프라인 현장과 쇼핑몰 텐바이텐(www.10x10.co.kr)에서 판매된다. 자라섬 재즈 공식 음료인 자라섬 뱅쇼도 출시된다. 페스티벌 현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었던 재즈 막걸리는 올해 유자 버전으로 출시되며, 재즈 와인, 재즈 쿠키, 잣피자, 가평 삼겹살 등 현장에서 즐길 수 있는 음식이 풍성하게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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