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iF you don't act, nothing changes.
^^공간이야기/노후이야기

인생의 ‘3금’ 중 ‘지금’을 놓치지 마세요

by SL. 2014. 7. 26.

2014.07.26

‘은퇴 성공’이라는 전당(殿堂) 오르기

자린고비로 소문난 한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누군가에게 밥이나 커피 사는 것을 한 번도 본 적 없다. 영화 보는 데, 여행 가는 데 쓰는 돈이 늘 아깝다고 했다. 이유인 즉 이랬다.

“내가 손에 돈을 쥐고 있어야 노후에 편안해진다. 노후와 미래를 생각하고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는 것은 아니다. 또 그 친구 생각이 틀리다고 지적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단지, ‘미래’에 지금의 가치를 집중해 평생 ‘쥐고만 사는’ 그 친구가 안타까울 뿐이다.

이런 모습이 비단 이 친구만의 모습이라고 누가 단언할 수 있는가. 지금 이 시대를 사는 불안한 우리 자신의 모습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은퇴가 자유와 행복으로 다가오지 않는 이유

 


	은퇴 성공이라는 전당 오르기

 

 

‘은퇴’라는 단어에서 무엇을 떠올리는가? 이 질문에 선진국 국민은 자유ㆍ만족ㆍ행복 등을 떠올린 반면, 우리나라 사람은 경제적 어려움과 두려움, 외로움 등을 꼽았다(HSBC은행 조사, 17개국 1만7000명 대상). 이런 차이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바로 은퇴 선배들의 모습 때문이다. 선진국 국민에게 은퇴가 자유ㆍ만족ㆍ행복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은퇴한 선배들의 삶이 윤택하고 품위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공적연금제도가 이미 20년 전부터 정착됐고, 은퇴 후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삶을 즐기는 여유가 있다. 이런 선배들을 보고 그 나라 사람들은 ‘내 노후도 저렇게 품위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노후가 불안한 국가 중 하나다. 공적연금 액수가 얼마 안 될 뿐 아니라 노인복지도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노인빈곤율(48.6%)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도시의 폐지 줍는 노인이 내가 아니라는 법이 없지 않은가.

◇은퇴 전 모아야 하는 돈은 얼마?
수년 전부터 일부 금융회사와 은퇴 관련 연구소들이 노후에 적어도 6억~7억원은 있어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상적으로 직장생활을 착실하게 한 중산층 국민이 과연 이 금액을 모을 수 있을까.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3월 말 현재 우리나라 가구당 보유자산(부동산, 자동차, 금융자산 등 모든 보유자산의 합계)은 평균 3억2557만원, 부채는 5818만원으로 순자산이 2억6738만원이다. 순자산의 분포를 보면 0~3억원 보유가구가 69.7%, 3억~5억원이 13.6%, 5억~9억원이 9.5%, 10억원 이상이 4.0%를 차지한다. 순자산 7억원 이상은 전체 가구의 7.8%, 6억원 이상으로 낮춰도 10.1%에 불과하다.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대로 노후에 6억~7억원이 있어야 한다면 우리나라 10개 가구 중 1개 가구 정도만 은퇴 준비가 제대로 돼 있고 나머지 9개 가구는 은퇴 준비가 안 돼 있는 것이다.
연간 근로시간이 2100시간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일한다는 대한민국에서 이 무슨 부조화인가. 결국 노후에 6억~7억원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은 무리가 있다. 물론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0대 또는 30대 초ㆍ중반이라면 세워 볼 만하다. 또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문화적 인프라와 해외 여행 등을 즐기면서 살려면 그 정도 돈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은퇴한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사는 것은 아니다. 수도권 밖으로 나가면 마음먹기에 따라 1억~2억원만 있어도 편안하게 살 수 있다. 부부가 살 만한 농촌주택은 물론이고, 중소도시의 단독주택이나 20평 안팎의 아파트라면 1억원 미만이면 충분하다. 여기에 20년 이상 직장에 다니다 은퇴했다면 매월 60만~80만원의 국민연금에 절세를 위해 든 개인연금과 약간의 퇴직금 등을 금융회사에 넣어 두면 20만~30만원은 더 받을 수 있다.

◇성공적 은퇴 위한 놀기 연습
결국 생각의 문제다. 지금의 40~50대는 은퇴 후 엄청난 돈이 필요할 것같이 말하는 여론에 휘둘려 막연한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는 듯하다. 이 정도 자산이 없는 경우 벌써부터 실패한 은퇴인 것처럼 좌절도 한다. 은퇴 자금 마련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까 종종대며 초초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성공적인 은퇴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성공적인 은퇴를 위해서는 ‘지금’을 놓쳐서는 안 된다. 인생에 필요한 ‘3금’이 ‘황금ㆍ소금ㆍ지금’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은퇴에 대비하려고 무조건 주머니를 동이고 고삐를 조이면서 스트레스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은퇴를 설레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놀자ㆍ쓰자ㆍ베풀자’라는 ‘3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

많은 사람이 지금 쓰고 모을 돈도 없는데 어떻게 놀고 쓰냐고 반문할 수 있다. 탁상공론이 아니냐고 비판도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내가 가진 돈만큼만 쓰고 놀면 된다. 베푸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돈 말고 재능, 체력, 인정, 사랑 등으로 베풀면 된다. 은퇴 준비를 위한 노력에는 놀고 베푸는 노력도 포함된다. 수십 년 놀아 보지 못하고 베풀어 보지 못한 사람이 은퇴 후 갑자기 잘 놀고, 잘 베풀 수 없다.

이를 위해 이런 연습 한번 해보면 어떨까?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조촐한 식사를 하면서 술 한잔 앞에 놓고 배우자를 향해 외쳐 보자. “소취하 당취평!(소주에 취하니 하루가 즐겁고, 당신에 취하니 평생이 즐겁다)”이라고. 안주가 무엇인지, 술이 얼마나 비싼지는 중요치 않다. 그냥 하루가 즐거울 것이다. 즐거운 하루를 한 달, 일 년, 평생으로 만드는 노력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

지금 당신이 행복하고, 잘 쓰고, 잘 베풀고, 잘 놀고 있다면 당신의 은퇴 후도 그럴 것이다. 그 것이 바로 설레는 은퇴를 위한 첫걸음이다. 이를 한 달 동안 실천해 보자. 다음에는 신바람 나는 인생을 위한 버킷리스트 작성법과 재무, 친구 운용법을 소개하려 한다.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7/24/201407240267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