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5.8
경기 수원에 사는 권모(56·여)씨는 지난해부터 집 근처 미용실에서 일하고 있다. 전업주부로 살았던 권씨가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바로 아들 때문이었다.
어느 날 취업한 아들이 독립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빠듯한 월급 탓에 조금이라도 아끼겠다는 게 이유다. 권씨는 안타까운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다 큰 아들을 언제까지 보살펴야 하냐'는 생각을 해보면 부담도 만만치 않다.
전남 여수에 거주하는 이모(61)씨도 마찬가지다. 34세 큰 딸이 15개월 된 아들까지 맡기면서 부담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손자를 키우는데 체력적인 버거움에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몰려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씨는 "서운하지만 못 봐주겠다고 명쾌하게 대답을 못하고 있다가 결국은 떠안게 됐다"며 "부부끼리 편하게 살기 위한 계획을 조금 늦춰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자립할 나이가 됐음에도 부모집에 얹혀살거나 경제적으로도 의존하는 자식들이 많아지고 있다. '애 어른' 같은 자녀를 부모가 모시고 사는 셈이다.
나이가 들었어도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에 자녀 양육까지 맡기는 '스크럼족'까지….
요즘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로부터 부양받지 못하고 오히려 평생 자식의 뒷바라지를 해야 하는 부담만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와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결혼하지 않은 자녀가 부모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경우는 지난해 전체 가구의 33.6%로 가장 많았다. 서울의 미혼 청장년층 57.8%는 3인 이상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다.
자녀와 함께 사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나이 들어 일하는 부모도 많아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녀와 동거하는 60세 이상 고령자 중 34.2%는 자녀의 독립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60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자녀 또는 친척의 지원을 받는 경우는 23%에 그쳤다.
본인이나 배우자가 벌어둔 돈으로 먹고산다고 답한 고령자는 66.6%에 달했다. 특히 근로 또는 사업으로 생활비를 충당한다는 답변이 54.4%로 집계됐다.
해외에서는 부모 곁에 얹혀사는 자녀를 끌어않기 보다는 과감히 독립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 2011년 9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사는 한 노부부는 소비자 모임인 아디코(Adico) 소속 변호사를 통해 아들에게 집을 나가라고 통보했다.
당시 41세였던 아들은 일자리가 있었지만 부모 집에서 살고 있었다. 노부부는 아들을 부양하면서 괴로웠다면서 6개월 이내에 독립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편지를 변호사를 통해 보냈다.
전문가들 자녀 세대가 부모와의 각자도생(各自圖生)하기 위해 보다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인이 돼서까지 부모에게 의지하기보다는 고되더라도 살길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임영주 부모교육연구소장은 "부모에게 의지하는 것이 젊은 층에서는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며 "꼭 자녀를 끌어안고 살아야한다는 부모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s.won@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경기 수원에 사는 권모(56·여)씨는 지난해부터 집 근처 미용실에서 일하고 있다. 전업주부로 살았던 권씨가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바로 아들 때문이었다.
어느 날 취업한 아들이 독립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빠듯한 월급 탓에 조금이라도 아끼겠다는 게 이유다. 권씨는 안타까운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다 큰 아들을 언제까지 보살펴야 하냐'는 생각을 해보면 부담도 만만치 않다.
전남 여수에 거주하는 이모(61)씨도 마찬가지다. 34세 큰 딸이 15개월 된 아들까지 맡기면서 부담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손자를 키우는데 체력적인 버거움에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몰려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씨는 "서운하지만 못 봐주겠다고 명쾌하게 대답을 못하고 있다가 결국은 떠안게 됐다"며 "부부끼리 편하게 살기 위한 계획을 조금 늦춰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자립할 나이가 됐음에도 부모집에 얹혀살거나 경제적으로도 의존하는 자식들이 많아지고 있다. '애 어른' 같은 자녀를 부모가 모시고 사는 셈이다.
나이가 들었어도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에 자녀 양육까지 맡기는 '스크럼족'까지….
요즘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로부터 부양받지 못하고 오히려 평생 자식의 뒷바라지를 해야 하는 부담만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와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결혼하지 않은 자녀가 부모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경우는 지난해 전체 가구의 33.6%로 가장 많았다. 서울의 미혼 청장년층 57.8%는 3인 이상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다.
자녀와 함께 사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나이 들어 일하는 부모도 많아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녀와 동거하는 60세 이상 고령자 중 34.2%는 자녀의 독립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60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자녀 또는 친척의 지원을 받는 경우는 23%에 그쳤다.
본인이나 배우자가 벌어둔 돈으로 먹고산다고 답한 고령자는 66.6%에 달했다. 특히 근로 또는 사업으로 생활비를 충당한다는 답변이 54.4%로 집계됐다.
해외에서는 부모 곁에 얹혀사는 자녀를 끌어않기 보다는 과감히 독립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 2011년 9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사는 한 노부부는 소비자 모임인 아디코(Adico) 소속 변호사를 통해 아들에게 집을 나가라고 통보했다.
당시 41세였던 아들은 일자리가 있었지만 부모 집에서 살고 있었다. 노부부는 아들을 부양하면서 괴로웠다면서 6개월 이내에 독립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편지를 변호사를 통해 보냈다.
전문가들 자녀 세대가 부모와의 각자도생(各自圖生)하기 위해 보다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인이 돼서까지 부모에게 의지하기보다는 고되더라도 살길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임영주 부모교육연구소장은 "부모에게 의지하는 것이 젊은 층에서는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며 "꼭 자녀를 끌어안고 살아야한다는 부모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s.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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