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남편 돈 잘버는데 '전세'사는 이유가…
매매가 '바닥'에도 투자목적 주택 구입은 여전히 부정적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간극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매매가격은 하락하는 반면 전세가격은 상승곡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의 1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12월 대비 0.26% 하락한 반면 전세가격은 0.20% 상승했다. 특히 수도권에서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매매가격은 0.54% 하락했지만 전세가격은 0.19% 올랐다. 1년 전 기준으로 보면 매매가격은 4.69% 떨어진 반면 전세가격은 0.51% 오르며 격차를 좁혔다.
이러한 가운데 전세 재계약 비용은 2000만원이 넘는다는 조사도 나왔다. 부동산114는 전국 아파트를 대상으로 2년 전과 올해의 전세 시세를 비교한 결과 올해 전세 재계약 평균비용이 2048만원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고가 아파트 거주 수요자가 매수보다는 전세를 선호하는 현상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최성현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상대적으로 높은 매매가를 형성하고 있는 아파트의 경우 매매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여전히 고가 아파트에 대한 거주 수요는 높은 편"이라며 "이들은 당장 매수할 수 있을 만큼 금전적으로 여유자금을 보유하고 있어 오르는 전셋값에도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내 집 마련 비용은 전세금+1억원
2010년에는 전세가격 폭등으로 전세가율이 올랐다면 지난해에는 매매가격 하락이 전세가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만큼 전세와 매매 간극이 좁아졌다는 의미다. 봄 이사철을 맞아 재계약을 앞둔 전세수요가 자가 전환의 기회라고 여길 만한 조건이다.
그렇다면 전세 거주자가 내 집 마련을 위해 부담해야 할 돈은 얼마나 될까. 부동산114는 국민주택형인 전용 84㎡형의 아파트를 기준으로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할 때 전국 평균 1억756만원이 든다고 설명했다. 물론 수도권과 지방 간의 간극은 있다. 수도권은 1억5008만원, 지방은 5831만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와 비교하면 문턱은 확실히 낮아졌다. 전세보증금에 더 보태야 하는 추가비용 부담규모가 당시와 비교해 전국 평균 4015만원 줄어들었다. 특히 수도권의 부담이 크게 낮아졌다. 2008년과 비교해 올해 1월 수도권 전용 84㎡형 아파트 기준 매매가격이 6% 하락했고 전세가격은 41% 상승했다. 지방 아파트가 매매 27%, 전세 44%의 변동률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간극이 많이 좁혀진 셈이다. 2008년 수도권의 자가 전환 비용은 2억2702만원이었다.
하지만 서울에서 자가 전환할 경우엔 부담이 여전하다. 서울 평균 자가 전환 비용은 2억904만원이다. 반면 전국적으로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광주의 경우 전세보증금에 3650만원만 보태면 내 집을 장만할 수 있다.
◆시장은 냉소적…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최저
"가격이 많이 낮아져서 분당의 한 아파트를 대출 2억원을 받아 구매하려고 합니다."
"신중히 생각하세요. 수익 목적이라면 차라리 다른 곳에 투자하세요."
비교적 투자성향이 강한 유명 재테크 온라인 카페에 종종 올라오는 회원 간의 대화다. 주택 구입 문의에 대해 카페 회원 대부분은 '다시 생각해보라'는 반응 일색이다. 특히 대출 부담이 큰 주택구입이라면 한사코 말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다른 카페들도 마찬가지다. 직장과의 거리나 주거환경 등이 같은 조건이라면 매매보다는 전세를 추천하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자가 전환 비용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시장은 미온적인 상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시내에서 이뤄진 1월 아파트 거래량은 1000가구를 겨우 넘어선 1061가구에 그쳤다.
통상적으로 1월이 아파트 거래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수치는 상당히 낮다. 서울시가 실거래가 자료를 공개한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월별 거래량이다.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1월에는 5861가구,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월에도 5358가구가 거래됐다.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지난해 말 종료된 취득세 감면혜택과 연관이 깊다. 취득세 감면 종료 직전인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858가구였다. 주택 매입을 고려했던 수요 상당수가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는 마지막 달에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자가 전환 장벽 낮아도 왜 거래 안 늘까
'부동산시장은 시장 참여자의 심리를 반영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붐'이나 '광풍'이라는 단어도 부동산 기사에 흔하게 등장한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푸어'나 '깡통'과의 조합이 우세하다. 그만큼 시장 분위기가 악화되면서 심리상태도 극도로 얼어붙었다. 이 같은 현상의 근본원인은 아파트가격 하락에서 찾을 수 있지만 이를 배제하면 가계부채 문제와 연관지어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가계 파탄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위험성 때문에 빚을 내 주택을 구입하는 걸 망설이게 된다는 것이다.
가계부채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을 보면 상환대출 만기 연장비율이 90%에 이른다. 이자만 내고 대출금을 갚지 않는 가구수가 상당하다는 의미다. 때문에 주택담보대출로 인한 가계부담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묘사되기도 한다.
단기적으로 보면 거래량이 회복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지난해 말로 종료된 취득세 감면이 다시 연장되는 경우다. 갈등이 됐던 지방세수 부족분 확충 문제를 두고 1월31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중앙정부가 부담하는 것이 맞다"면서 교통정리에 나선 상황이다.
앞서 주택산업연구원은 1월 HBSI(주택경기실사지수)를 발표하면서 "대외경제 불안, 실물경기 회복지연, 매매가격 하락에 따른 불안심리가 시장회복을 저해하고 있다. 시장회복을 위한 거래정상화가 가장 시급한 사안인데 취득세 감면 연장 외에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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