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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야기/여 행

연천으로 떠나는 아름다운 시원한 여행

by SL. 2013. 6. 13.

초여름 연천으로 떠나는 힐링기행

2013-06-11 19:35:43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 탓에 벌써부터 달콤한 여름휴가를 꿈꾸게 된다. 더위도 쫓고, 상큼한 기운까지 채울 만 한 여행지가 그립다. 요즘 주말 수도권 아랫녘 길은 나들이 인파로 항상 붐빈다. 상대적으로 호젓한 여정을 즐기자면 한수이북도 괜찮다. 경기도 연천군 일원은 한탄강-임진강 등 유려한 물줄기에 재인폭포-동막골 등 시원한 계곡까지 품고 있다. 따라서 캠핑-수상 레포츠를 즐기며 더위탈출에 나설 수 있는 곳이다. 거기에 세계적 수준의 전곡 선사박물관, 경순 왕릉 등 역사문화체험기행과 깊은 산속 산양삼 캐기 체험까지 즐길 수 있으니 한 번의 발품으로 흡족한 웰빙 여정을 꾸릴 수 있다.


◇여름철 연천의 인기 여정지로는 한탄강 인접 지류에 자리한 재인폭포를 꼽을 수 있다. 평지가 움푹 꺼지면서 생긴 협곡에 폭포수가 형성돼 지질학적으로도 가치가 있다. 주변의 주상절리와 어우러져 멋진 경관을 연출한다.

 

◆비경 속 시원한 물줄기 따라 즐긴다 '한탄강 & 재인 폭포'


▶캠핑& 레포츠 명소

시원한 물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마침 경기도 연천 일원은 한탄강과 임진강이 굽이치는 곳으로 여름철 물놀이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특히 유속이 완만해 초보자도 래프팅, 카약 등 신나는 수상레포츠를 체험할 수 있어 가족 여행지로도 그만이다.

 

연천 한탄강유원지
주말 캠퍼들 사이 인기 캠핑 명소로도 통하는 연천 한탄강 오토캠핑장은 국내 3대 캠핑장으로 꼽힐 만큼 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 캠핑장 주변에는 물놀이장, 인라인 스케이트장, 축구장 등 다양한 레저 시설이 들어서있고, 캠핑의 매력을 맛볼 수 있는 캐라반과 캐빈하우스까지 갖추고 있어 레저 선진국의 유명 휴가지 못지않다.

임진강-한탄강 물줄기의 비경도 빼놓을 수 없다. 고랑포 일원 임진강은 예로부터 '고호팔경'이라 불리며 절경으로 통했다. 현무암 대지가 오랜 세월 침식작용을 받아 깎아지른 수직 절벽을 빚어 놓았는데, 병풍처럼 펼쳐진 주상절리대가 압권이다. 향후 이 지역에는 주상절리 대를 따라 걸을 수 있는 명품 트레킹코스가 펼쳐질 전망이다.


▶더위를 날린다 '재인폭포'

여름철 연천의 인기 여정지로는 한탄강 인접 지류에 자리한 재인폭포를 꼽을 수 있다. 이곳 폭포는 특이하다. 평지가 움푹 꺼지면서 생긴 협곡에 위치해 있다. 평범한 들판에 너비 30m, 높이 18.5m에 이르는 폭포수가 형성돼 있다. 따라서 가까이 가지 않고서는 폭포가 있는지 조차 알 수가 없다. 교과서에 나오는 추가령구조곡으로, 지질학적인 학습여행지테마로 인기다. 포천의 비둘기낭이 같은 지형인데, 주변의 주상절리와 어우러져 멋진 경관을 연출한다. 주상절리는 용암이 식는 과정에서 생긴 6각형 모양의 현무암 기둥으로, 제주의 그것처럼 한탄강 주변의 전형적 풍광 중 하나다.

재인폭포는 슬픈 전설도 간직하고 있다. 옛날 이 고을에는 줄타기를 잘하는 재인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헌데 고을 원님이 재인의 아내를 탐한 나머지 음모를 꾸몄다. 재인으로 하여금 이 폭포 위에서 줄을 타게 한 뒤 줄을 끊어 죽게 하고는 재인의 아내에게 수청을 들게 했다. 하지만 재인의 아내는 원님의 코를 문 뒤 혀를 깨물고 자결했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재인의 한이 서린 이 폭포를 '재인폭포'라 불렀고 이 마을에 절개 굳은 코문이(재인의 아내)가 살았다 해서 '코문리'로 부르다가 후일 '고문리'가 되었다.



전곡리 선사박물관

 

◆구석기로 떠나는 체험여행

경기도 연천군 전곡리 일원은 하나의 거대한 선사 박물관에 다름없다. 한탄강 물굽이가 휘감고 흐르는 유역은 구석기시대부터 인류가 터를 잡고 살던 곳으로 지금도 다양한 선사유적이 발굴되고 있다. 연천에는 우리나라 구석기 유적을 대표는 전곡리 유적이 있다. 1978년 우연히 그렉 보웬이라는 미군 병사에 의해 발견된 주먹도끼 하나가 한반도의 잃어버린 시간들을 되돌려 주었다.

돌을 깨트려 날카롭게 한 주먹도끼는 구석기인들에게는 만능 도구였다. 동물의 가죽을 벗기거나 고기를 자르고, 발라내는데 그만이었다. 그래서 주먹도끼를 고고학자들은 '구석기 시대의 맥가이버칼'로 부른다.

구석기 박물관

 

연천 한탄강 유역에는 몇 년 전 예술작품과도 같은 근사한 박물관이 들어섰다. '선사시대로 통하는 문'이란 주제를 지닌 '전곡 선사박물관'이다. 이곳에서는 세월을 뛰어넘어 인류의 진화 과정을 생생히 체험할 수 있어 학습기행지로 그만이다.

한탄강 오토캠핑장 위쪽 언덕배기에 자리한 이 건물은 외관을 온통 스테인리스 패널로 마감했는데, 햇빛을 받으면 비늘처럼 반짝거린다. 유선형의 모습이 마치 UFO 같기도 하고, 용이나 알의 형상 같은 느낌으로도 다가온다. '전곡선사박물관'은 프랑스의 X-TU사가 설계했는데, 건물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뤄진 원시 생명체의 형태를 모티브로 삼았다.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고고학체험실 등 박물관의 내부는 마치 선사시대 동굴 속을 탐험하는 느낌이 들게 꾸며 놓았다. 지붕 위로 난 통로를 따라가면 한탄강을 굽어보며 산책을 즐길 수 있는가 하면 광활한 야외 선사유적지와도 만나게 된다.


 

주먹도끼

 

박물관의 1층은 매표소. 2층부터가 전시실이다. 거대한 동굴을 연상케 하는 실내 전시공간의 메인 시설은 '상설 전시실'. 선사시대의 화석인류, 동굴벽화, 기후별 동물과 자연환경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상설전시실 입구에는 1978년 발견한 주먹도끼가 전시돼 있다.

전시실 가운데에는 '인류 진화의 위대한 행진'이라는 인류 복제 모형이 전시돼 있다. 몇 백 만년에 걸친 진화 과정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모형들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체처럼 정교하다.

전시실 한쪽에는 턱, 다리, 어깨 등 매머드의 뼈를 활용해 만든 '매머드 뼈집' 모형이 있다. 동굴벽화 탐험도 빼놓을 수 없다. 횃불 모양의 손전등을 들고 어두운 동굴 속으로 들어가 스페인 알타미라 동굴벽화,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 등을 재현해놓은 작품과도 마주할 수 있다. 고고학체험실에는 1991년 알프스의 빙하 속에서 발견된 '외치 미라' 모형도 만날 수 있다.

전곡선사박물관의 특징 중 하나는 체험형 박물관으로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체험-교육 프로그램은 예약제(www.jgpm.or. kr / 031-830-5600)로 운영한다. 관람시간은 평일 오전 9시~오후 8시(하절기 9시), 매월 2번째, 4번째 월요일(공휴일 제외) 휴관. 관람료는 일반 4000원, 초-중-고교생 2000원, 7세 이하 무료. 경기도민(개인) 50% 할인.

◆깊은 숲속에서 만나는 건강 체험 '산양삼 캐기'

연천군 백학면 깊은 산속에서 12년째 산양삼을 키우고 있는 지병필씨.

 

경기도 연천지역은 예로부터 인삼재배가 활발한 고장이다. 개성-개풍 등과 가까워 명품 고려인삼 산지로도 통했다. 이 같은 배경 때문일까. 최근 연천은 산양삼 산지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깊은 산중에서 10년 이상 자란 산양삼을 직접 채취할 수 있는 농장이 생겨 이 지방의 새로운 힐링 여행 테마로 떠오르고 있다.

노곡리 깊은 산중에 산양삼이 자라고 있다.

 

'산양삼(山養蔘)'이란 말 그대로 산에서 재배한 삼을 이른다. 흔히 말하는 장뇌삼으로, 신비의 영약으로 통하는 천연 산삼만은 못해도 상당한 효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100% 자연 산삼인 '천종'은 워낙 희귀해 그 대체제로 산양삼이 각광을 받고 있는 중이다. 산양삼은 사람의 손을 얼마나 거치지 않았는지, 얼마나 생육 조건이 좋은 곳에서 자랐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청정 심산유곡에서 자란 것일수록 귀한 대접을 받는다. 가뜩이나 중국산이 범람하는 즈음이라 더 그러하다.

산양삼 캐기

 

이 같은 산양삼을 지천에서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 노곡리에 자리한 한 야산은 온통 산양삼 천지다. 12년 전부터 이곳에서 산양삼 재배를 시작한 지병필씨(73)가 평범한 야산을 노다지 산으로 일궈놓았다. 재배면적만도 29만 7000㎥(9만평), 정확히 그 수를 헤아릴 수는 없지만 어림잡아 1000만 주의 산양삼이 숲속에서 드센 나무뿌리, 바위 등속과 경쟁하며 10년째 자라고 있다. 밭처럼 일궈놓은 것이 아니고 보니 상수리, 송림 등 천연림 속에서 잡풀과 섞여 자라고 있는 산양삼은 자연의 느낌이 더하다.

채취한 산양삼

 

이곳의 산양삼을 구하려거든 발품을 팔아야 한다. 내방객이 직접 보고 캐가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숲속에서 멋대로 자라고 있는 산양삼을 캐는 일은 만만치 않다. 한 뿌리를 캐는데 에도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나무뿌리, 바위틈에 뒤섞여 수십 센티미터 씩 뿌리를 내리고 있는 삼뿌리를 온전히 캐내려거든 그만큼 공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대가로 '신뢰'를 얻어갈 수 있어 다들 흡족해 한다는 게 지병필 씨의 설명이다.

산양삼

 

지 씨가 산양삼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16년 전 번잡한 도시를 떠나 전원생활을 시작한 지 씨는 노곡리 산을 사고 집을 짓기 위해 임도를 내던 중 숲속에서 산삼을 발견했다. 이때부터 인생이 바뀌었다. 산삼이 나는 곳이니 약용으로 산양삼을 재배해도 괜찮을 성 싶었다. 하지만 삼 씨앗을 뿌려도 신통치 않았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재배법을 터득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일을 벌였다. 마을 사람 등 연인원 1000여 명을 동원해 처음 5만평, 이후 4만평 등의 산속에 도합 100가마니의 삼 씨앗을 심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연천군에서 식재 허가를 받은 지 10년이 지난 지금 숲에는 10년산 산양삼이 건실하게 자라고 있다.

내방객이 산양삼 채취 체험을 하고 있다.

 

"불신의 시대, 진짜 명품 산양삼을 키우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원시림에 진배없는 깊은 산중에서 비료, 농약 쓰지 않고 원칙대로 재배하고 있으니 자연산과 다름없다고 봅니다. 심은 후부터는 지들이 알아서 큰 것이거든요."

지 씨의 농장은 이름조차 걸어두지 않았다. 입소문을 통해 아름아름 찾아들 와서 약용으로 캐가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인 마니아들도 즐겨 찾는다. 한 번 방문 후 가치를 인정하게 된 이들이 소문을 내며 꾸준히 찾고 있다는 것. 지 씨는 "일본인들은 숲속을 다니며 직접 캐가는 자체에 크게 만족해 한다"고 귀띔했다.

지병필 씨는 "한우물을 파다보니 요즘 유행하는 '힐링 공간'을 갖추게 됐다"며 밝은 웃음을 쏟아냈다.

"제가 지금 일흔 셋인데, 흔한 감기 한 번 없이 젊은이 못지않은 건강을 지녔다고 자부합니다. 맑은 공기와 더불어 산양삼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죠."

농장에는 효소 숙성실도 마련돼 있다.

 

지 씨의 농장 한 켠에 마련된 효소실도 탐나는 공간이다. 스무 평 남짓한 숙성실에는 큼지막한 옹기항아리가 늘어서 있는데, 그 속에 현미, 마늘, 오렌지, 포도 등 각종 효소가 몇 년째 잘 익어가고 있다.

"누가 안 알아 줘도 좋습니다.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만 찾아줘도 행복합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명품 산양삼이 탄생될 것이고, 꾸밈없이 잘 유지해간다면 훗날 더 멋진 명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가는 길=연천군 백학면 노곡2리 산 46번지. (016)347-6336

각종 효소단지

 

◆여행메모

▶가는 길=서울(일산)~자유로~당동IC~37번국도~적성방면~연천-전곡방면~사랑교북단~전곡선사박물관 / 백학면 노곡리

▶나들이코스=◇'전곡선사박물관' 앞쪽 강변은 '한탄강 관광지'가 자리하고 있다. 자동차 야영장과 캠핑 트레일러, 통나무로 만든 캐빈 하우스 등 다양한 캠핑시설도 갖추고 있다. 인근에는 물놀이장, 어린이 교통 랜드, 어린이 캐릭터원 등이 있다. 한탄강 관광지 관리사무소 홈페이지(www.hantan.co.kr) 참조.

◇경순왕릉=신라56대 경순왕의 묘로 경주를 벗어난 유일한 신라왕릉이다.

 

두부전골

 

▶미식거리=한탄강 주변은 민물매운탕 등이 유명하다. 박물관 인근 연천군 천산면 대전리 강변에는 '가물치양념구이'를 잘하는 집(한탄강 오두막골 031-832-4177)이 있다. 매콤달콤 부드러운 육질이 먹을 만하다. 인근 파주시 적성면 가월리 '가월리손두부(031-959-3974)'의 순두부, 두부전골, 콩국수(각 6000원)도 고소하고 맛나다. 특히 함께 따라 나오는 부드러운 콩비지도 맛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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