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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야기/여 행

(여행) 하늘을 나는 배

by SL. 2012. 6. 4.

하늘을 나는 배 `위그선 Aron-7` 국내 언론 최초 체험

 

바다 위 스치듯 떠 가는 `나는 갈매기`

기사입력 2009.11.20 15:19:08 | 최종수정 2009.11.20 16:16:58

 

 

`과연 뜰까. 뜰 수 있을까.`

 

지난 16일 경기 화성시 궁평항 앞바다. `쟁쟁쟁…` 중저음 엔진소리보다 낮고 미세하게 기자의 심장이 뛰고 있다.

 

"아론 세븐(Aron-7) 위치 확인. 입하도(궁평항 연안의 섬) 한 바퀴 돌고 다시 이 자리로 돌아오겠음. 로저."

 

조종간을 잡은 이규익 수석 파일럿과 그라운드(궁평항 앞 임시본부)의 짧은 교신이 끝난다. 위그선(WIGㆍWing In Ground Effect Craft) `아론 세븐`이 "고오~"하고 깊은 숨을 크게 몰아쉬더니 이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오후 3시가 갓 넘은 시간 궁평항 앞바다의 파고는 1.5~2.5m. 바람도 장난이 아니다. 순간 돌풍(gust) 초속 15m에 평균 초속 8m가 넘는 강풍이다. 웬만한 여객선급 배들도 쥐죽은 듯 정박해 있다. `파랑 주의보` 수준이다. 400명이 탄다는 500t급 선박도 운항이 어려울 정도다.

 

아론 세븐은 5인승 위그선. 경비행기 세스나에 달리는 라이코밍 170마력 엔진에 무게라야 1t 정도인 소형이다. 추풍낙엽 같은 이 위그선이 2.5m의 파고를 뚫고 날아오른다니.

 

엔진 웜업 끝. 조종사가 스로틀파워를 맥스(최고)로 올리자 아론 세븐이 힘차게 요동을 시작한다.

 

50마일, 60마일, 속도가 올라가는 만큼 몸의 충격도 서서히 거세진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비포장도로를 질주하는 느낌이다. 가속을 한 지 10초쯤 지났을까. 순간 비포장도로를 벗어나 말끔히 닦인 포장도로로 들어선 듯 안락한 느낌. 이륙, 아니 이수(離水)의 순간이다. 떴다.  

 

이규익 수석 파일럿(왼쪽)과 신익수 기자가 `위그선 아론 세븐(Aron-7)` 조종석에서 비행전 결의를 다지고 있다.

배 아닌 비행기의 본성을 드러낸 아론 세븐은 새가 활강하듯 거침없이 가속을 시작한다. 110마일, 120마일, 순식간에 시속 180㎞대로 접어든다. `그라운드 이펙트존(항공기가 지면에 닿기 직전 양력이 상승하는 공간. 위그선은 이 공간에서 비행을 한다)`에 제대로 자리를 잡은 것이리라.

 

위그선은 `경계`의 비행장치다. 지면에 닿기 전 양력이 순간적으로 상승하는 1~5m 공간에서 유유자적 비행을 즐긴다. 그라운드 이펙트존인 이 공간은 조종사에겐 사실 삶과 죽음의 경계다. 잘 활용하면 연료 소모 없이 둥실 떠 있을 수 있지만 자칫 치명적인 스톨(추락)로 이어질 수 있다.

 

아론 세븐은 대테러 전문업체인 C&S 디펜스(대표 조현욱)의 위그선 전문 자회사 C&S AMT(www.cnsamt.com)가 세계 최초로 해상 운항 테스트를 끝낸 위그선. 울릉도~포항 위그선 사업을 진행하는 에어로마린에 6척을 공급해 내년 공식 출항을 앞두고 있다.

 

포항에서 울릉도까지 거리는 약 217㎞. 가장 빠르다는 여객선으로 가도 3시간30분이 소요된다. 시속 220㎞의 아론 세븐은 이 시간을 1시간으로 확 줄여 놓는다. 울릉도 주민의 숙원인 뭍과의 `1일 생활권`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안정성도 탁월하다. 시속 180~200㎞의 질주에 캐노피로 연방 파도가 튀지만 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더욱 놀라운 것은 비행 성능이다. 연료 절감을 위해 해수면 그라운드 이펙트존에 붙어다닐 뿐이지 부유물이나 어선을 만나면 비행기처럼 민첩하게 날아오른다.

 

수면 1m 위로 순항을 하던 이 교관이 갑작스럽게 고도를 높인다. 민첩하기가 세스나 못지않다. 고도계에 찍힌 높이는 300피트(약 90m). 캐노피에 비친 해변의 집들이 돌연 성냥갑만큼 작아진다. 지상 1~5m 사이 그라운드 이펙트존을 벗어나자 이젠 비행의 야성을 본격적으로 드러낸다.

 

탄력을 받은 아론 세븐이 입하도를 돌아 궁평항 연안으로 되돌아오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15분. 여객선으론 왕복 1시간이 걸리는 거리다. 랜딩 역시 놀랍도록 안정적이다. 75마일까지 속도를 떨어뜨린 아론 세븐은 파도를 뚫고 사뿐히 수면에 내려앉는다.

 

"대한민국에서 지금까지 위그선을 탄 사람은 손가락으로 꼽아요. 신 기자 축하해요."

 

조종사가 `큰일했다`며 보온병에서 따끈한 우롱차 한잔을 건넨다. 이내 훈훈함이 목젖을 타고 흐른다. 체감기온 영하 5도. 초속 10m의 강풍. 파고 2.5m. 최악의 조건에서 체험한 위그선의 여운은 화끈했던 차만큼이나 따끈하고 길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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