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iF you don't act, nothing changes.
^^공간이야기/노후이야기

여유롭게 살려면 월 325만원 필요

by SL. 2012. 11. 7.

여유롭게 살려면 월 325만원 필요…국민·퇴직·사적연금 '3층탑' 쌓아라

 

1990년대 청년시절을 보냈던 2차 베이비부머는 기성세대와는 달리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기 주장과 개성이 강하며 자유분방한 성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노후준비도 그들의 성향처럼 자유분방하게 대비를 했다가는 노후난민의 신세를 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평균수명은 갈수록 늘어가고 본격적인 저성장, 저금리 시대의 돌입으로 일반인에게는 은퇴 후 넉넉한 노후생활을 위한 준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 시작과 함께 노후준비에 대한 이슈가 사회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KB경영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이들 세대 중 현재의 총자산으로 최소 노후생활 필요자금을 충당할 수 있는 가구는 약 24%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미 은퇴시기가 도래하고 있는 1차 베이비붐 세대의 미흡했던 은퇴준비를 교훈 삼아 미리미리 대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전체 인구의 12.4%에 달하는 2차 베이비붐 세대가 행복하고 여유로운 노후생활을 준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연금의 3층 보장체계’ 만들기

연금의 3층 보장체계란 국민연금 퇴직연금 사적연금을 통해 노후생활을 보장한다는 의미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차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 후 부부가 사용할 최저 생활비로 월평균 219만원, 여유 생활비로 325만원을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만으로 다 충족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실제 모을 수 있는 자금 대비 노후에 필요한 생계비가 절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공적연금 위주의 노후자금마련 수단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난 7월26일부터 시행된 퇴직연금 중간정산 금지제도도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국민연금이 기본적인 최저생활 보장을 추구하기 위한 제도이고 퇴직연금이 표준적인 기초생활 보장을 위한 제도라면 좀 더 여유 있는 노후를 위해서는 세 번째 보장자산인 사적연금(개인연금)을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사적연금 상품은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에서 주로 취급하며 종류는 크게 연금저축신탁(은행) 연금저축보험(보험사, 은행, 증권사) 연금저축펀드(은행, 증권사) 등이 있다. 연금저축신탁은 실적배당 상품으로 주로 채권 위주의 안전자산에 투자해 운용한다. 원금보장과 함께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연금저축보험은 공시이율로 적용되며 저축기능 외 특약을 통해 질병 및 사망에 대한 보장 등 보험 본연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연금의 종신지급이 가능하지만 중도해지시 손실이 비교적 클 수 있다. 연금저축펀드는 주로 다양한 주식형 펀드에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펀드에 투자하기 때문에 원금보장이 안되고 확정형으로만 연금을 수령할 수 있어 종신형 연금으로 선택할 수 없다.

그 밖에 변액연금보험상품이 있는데 펀드 수익률에 따라 적립금이 변동하기 때문에 수익의 변동이 있지만 납입기간만 유지하면 원금을 보장해 준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연금저축상품의 금융회사별 수익률과 수수료율을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증시 투자비중이 높은 만큼 변동성이 커서 상품별 수익률 격차가 최대 30%까지 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채권형 상품의 수익률이 안정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따라서 각 금융회사 연금상품의 운용수익률, 수수료율 그리고 계약유지율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가급적이면 한 가지 상품에 가입하는 것보다 성향에 맞는 2~3가지 상품에 분산해 가입할 것을 권한다. 금융회사를 방문하면 전담직원이 성향 분석을 통해 적절한 상품을 추천해 준다. 또 연금상품은 직장인인 경우 지난해부터 소득공제 한도가 연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확대된 만큼 추가로 주어진 공제혜택을 지혜롭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개인연금 준비 부족시 주택연금 활용

주택연금은 주택금융공사에서 담당하는 연금의 일종이다. 집은 있지만 소득이 부족할 때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생활비를 연금처럼 받는 제도다. 대상이 주택소유주와 배우자 모두 60세 이상에서 주택소유주 60세 이상으로 완화되고 내년에는 국민, 우리은행에서 50대를 대상으로 할 예정이다. 만 50세가 넘으면 은행에서 자체적으로 내놓은 주택연금에 가입하고 주택금융공사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자동적으로 전환이 되는 구조다. 주택연금은 가입 당시의 집값으로 매월 받는 연금액이 결정되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침체로 집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서둘러 가입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최근 가입자 수가 1만명을 돌파했다.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총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83.3%라고 한다. 금융자산에 비해 부동산 자산의 비중이 현저히 높은 점을 감안할 때, 은퇴 후 부족한 생활비 재원을 위해 주택연금을 활용하여 노후준비를 대비하는 것이 점차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자산을 활용하면 노후 총 필요자금의 평균 10% 이상이 충당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주택연금의 문제점도 있다. 주택연금 가입 후 집값이 오르더라도 매월 받는 연금액은 변동이 없다는 점, 증가하는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힘들다는 점, 50대에 미리 받기 시작하면 60대 이후 받을 연금액이 줄어든다는 점 등이다. 주택연금은 개인연금으로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한 경우에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

○전문가를 통한 은퇴설계

인터넷 검색창에 ‘은퇴설계’ ‘노후설계’를 치면 수많은 관련 정보를 접할 수 있다. 그만큼 은퇴설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이미 도래한 1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를 바라보며 10~15년 후 은퇴를 맞이할 2차 베이비붐 세대의 관심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추상적으로 느끼고 있는 은퇴준비에 대해 금융권의 적절한 진단 및 컨설팅이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자산축적 및 운용 프로그램을 제공받을 필요가 있다. 보험권에서 미래에셋생명의 퇴직연금 연구소(2005), 삼성생명의 은퇴 연구소(2011) 설립을 시작으로 은행과 증권사에서도 은퇴설계 프로그램을 개발해 서비스 제공을 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노후준비지수’를 개발해 노후생활에 필요한 재무적 관점과 함께 건강, 사회적 관계, 심리적 안정을 포함한 비재무적 관점을 종합해 고객의 노후준비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진단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개인별 다양한 여건을 감안해 자신에게 맞는 은퇴 관련 변수 및 은퇴 비용을 추정하고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원의 활용과 투자계획을 설계해야 한다. 은퇴 후 소득의 종류에 맞춰 소비의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게 필요하다. 은퇴자금 인출 전략은 인출금액, 물가상승률, 포트폴리오 수익률과 포트폴리오 수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설계해야 한다.

○은퇴는 ‘제2의 인생’ 시작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은퇴선진국에서는 은퇴 후 파트타임 근로를 하며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노인들이 많다. KB경영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한국의 2차 베이비붐 세대가 예상하는 은퇴 연령은 63세. 직장인 평균 은퇴 연령이 57세임을 감안할 때 6년간의 추가 경제활동을 고려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재정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라도 실버 잡(Silver Job)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행복한 제2의 인생을 위해 재무적인 뒷받침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건강한 심신으로 여생을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2차 베이비붐 세대는 현재 40대 초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때다. 아무리 재정적인 준비가 잘 돼 있어도 건강하지 못하면 제2의 인생은 고달픈 삶이 된다. 최근에는 건강과 함께 사회적인 관계, 심리적인 안정 등 비재무적 노후준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커지고 있다. 물론 비재무적 노후준비의 상당부분은 재무적 노후준비의 뒷받침이 선행될 때 가능하다.

노후준비는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늦었다고 생각한다면 지금 바로 시작하면 된다. 늦었다고 깨달았을 때가 가장 빠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