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06
새로운 철도노선은 잠이 든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특히 역이 들어서는 곳은 인근 지역의 상권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잇는 새로운 노선이 속속 들어서면서 신역세권이 주목받고 있다. 새로운 노선과 신역세권의 상관관계를 살펴봤다.
◆ SRT, 수서부터 평택까지
SRT(수서발고속철도)가 올해 말 개통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변 부동산시장이 들썩인다. SRT 노선은 수서역에서 동탄을 지나 평택 지제역까지 연결되는 총 61.1㎞ 구간이다.
지난 4월부터 일부 구간에서 시운전을 시작했고 오는 7월 말부터는 모든 구간에서 실제처럼 운행할 계획이다. 실제 개통 후 SRT는 주중에 하루 65회 운영될 예정이다. 동탄에서 수서까지 18분대, 평택에서 20분대에 이동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SRT의 출발지점인 수서역 부근이 신역세권으로 각광받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조사에 따르면 SRT수서역 개통 후 하루 유동인구가 17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SRT 착공 개시 후 땅값의 오름세도 두드러졌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5년 전국 개별 공시지가에 따르면 SRT수서역 부근인 서울 강남구 수서동 214-1번지 일대는 2011년 3.3㎡당 228만원에서 363만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5년 새 땅값이 약 60% 오른 것이다. SRT 수서역세권 개발부지인 서울 강남구 자곡동 197번지 일대도 2011년 215만원이었던 땅값이 지난해 327만원으로 52% 상승했다.
수서역세권 개발을 위해 약 7000억원의 정부자금이 투입되는 것도 기대포인트다. 국토부는 수서역세권을 크게 교통·상업·주거 등 3구역으로 나눠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KTX수서역사는 SRT와 지하철 간 환승에 초점을 맞춘 ‘철도·환승센터’로 개발한다. 업무상업구역에는 정보기술(IT)·바이오기술(BT) 관련 기업 유치를 목표로 업무용 빌딩과 컨벤션센터·백화점·호텔·공연장 등을 짓는다. 주거·생활구역에는 행복주택 등 1900여가구의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 GTX, 일산부터 삼성까지
일산 킨텍스부터 서울 삼성역까지 이어지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이 확정단계에 진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말 ‘제3차 민자활성화추진협의회’를 열어 GTX A노선 등 3개의 신규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GTX는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중심부까지 30분대로 진입 가능한 광역급행철도망이다. B노선(송도-청량리), C노선(의정부-금정)보다 사업성이 뚜렷한 A노선이 가장 먼저 진행된다.
이에 GTX A노선의 시작점인 GTX킨텍스역 주변이 달아올랐다. GTX A노선은 2019년 착공할 예정이다. 일산신도시는 GTX 추진 발표 이전인 2014년 1월까지 2년간 아파트값이 7.5% 떨어졌지만 발표 후 지난해 11월까지 5.5% 상승했다.
특히 지난달 20일 정부와 CJ그룹이 킨텍스역 부근 한류월드 부지에 ‘K-컬처밸리’ 기공식을 열면서 킨텍스역 부근 부동산시장에 활기가 더해진 모양새다.
K-컬처밸리는 축구장 46개 규모의 복합테마파크로 한국문화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드는 6개의 한류테마존으로 구성된다. 내년 1차 완공을 목표로 시작한 K-컬처밸리는 5년간 8조7000억원 규모의 경제효과가 기대된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킨텍스 역세권은 삼성역 코엑스와 같은 대형 유통시설물 중심의 상권 개발이 예상된다”며 “다만 GTX 노선의 요금이 비싸 이용객 수가 일반철도와 얼마나 차이날지가 관건이기 때문에 장기적 안목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9호선 4단계, 고덕부터 강남까지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사업이 가시화되면서 더블역세권으로 거듭난 고덕역 일대도 새롭게 주목받는다. 강동구는 지난 4월28일 보훈병원에서 고덕강일1지구까지 3.8㎞ 구간을 연결하는 9호선 4단계 사업이 ‘2016년 상반기 예비타당성 조사대상 사업’으로 최종선정됐다고 밝혔다.
현재 9호선 1단계 구간(개화역-신논현역, 27㎞)과 2단계 구간(신논현역-종합운동장역, 4.5㎞)은 각각 2009년 7월, 2015년 3월부터 운영 중이다.
종합운동장에서 보훈병원역까지 잇는 3단계 사업은 공정률 약 70%로 2018년 개통될 전망이다. 여기서 4단계까지 연장되면 환승 없이 고덕동에서 강남까지 30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다.
특히 고덕역은 기존 5호선과 함께 9호선까지 지나며 더블역세권으로서 수혜를 톡톡히 입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고덕역이 더블역세권이 되면서 상업지구로 발달할 것으로 내다본다.
우선 비즈니스·연구개발(R&D)·지식산업존, 호텔·컨벤션존 등으로 구성된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가 내년에 들어선다. 여기에 2018년 글로벌가구업체인 이케아 3호점 입점도 예정됐다. 아울러 근처가 녹지와 그린벨트로 둘러싸여 주거지역으로도 손색없다는 평가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고덕역 주변 재건축사업이 집중적으로 진행돼 구매력 있는 수요층이 유입될 수 있다”며 “인근에 위례신도시, 미사강변도시 등 택지개발지구가 있고 강남까지 접근성도 높아져 강동지역 개발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맥세권·스세권도 인기
“여기 맥세권인가요?”, “스세권을 찾고 있어요.”집을 구하기 위해 부동산중개업소를 찾는 사람에게서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맥세권(맥도날드+역세권)은 맥도날드의 배달서비스가 가능한 지역을 뜻한다.
1인 가구가 늘면서 패스트푸드인 맥도날드를 배달시키는 사람이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8000원 이상이면 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2030세대가 즐긴다.
이에 맥세권을 찾는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는 것. 최근에는 롯데리아, 버거킹 등도 배달서비스를 시작해 벅세권(버거+역세권)이라는 말로 변형되기도 한다.
스세권은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와 역세권의 신종 합성어다. 카페에서 매일 한두잔씩 커피를 마시는 인구가 늘면서 스타벅스가 집 주변에 있는지가 중요해진 것이다. 또 혼자 매장에서 커피를 마시며 여유시간을 보내는 걸 즐기는 ‘카페족’이 증가한 것도 스세권이 뜨는 이유이다.
실시간 재테크 경제뉴스│창업정보의 모든 것장효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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