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가 한국 땅이란 근거 조목조목 말할 수 있어야"
황선미 작가가 말하는 '독도 이야기' / 영유권 주장 '차분한 외교전'으로 대처 / UN에 영어 편지 쓰기·독도 여행 해보길
황선미(49) 작가.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최다 관객 수(220만 명)를 기록한 '마당을 나온 암탉'(2011)의 원작자로 잘 알려진 그가 이번엔 '독도'를 소재로 한 이색 동화 '일곱 빛깔 독도 이야기'(조선북스)를 들고 나왔다. '책임감보다는 호기심에 이끌려' 덜컥 작업을 시작했다는 그는 "자료 찾고 공부하는 내내 '소중한 우리 땅을 너무 외롭게 뒀구나' 싶어 부끄러웠다"고 고백했다.
서울 흥인초등학교 6학년 동갑내기 이가현양과 최준서군은 자타가 공인하는 '독도 마니아'다. 이들이 재학 중인 흥인초등은 일명 '독도 지킴이 거점학교'다. '…거점학교'는 일본의 교과서 왜곡 논란을 계기로 학교별 특색을 살려 독도 관련 활동을 펼치도록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정한 학교를 일컫는 말. 해양소년단원으로 활동하던 중 독도에 흥미를 갖게 된 둘은 운동회 때 '독도 댄스'를 선보이는가 하면 일부러 짬을 내 서울 독도체험관(서대문구 미근동)을 찾기도 했다.
"황선미 작가님이 독도 동화를 내셨다고요? 와, 빨리 읽어보고 싶어요!" 두 눈이 휘둥그레진 이양과 최군을 위해 맛있는공부가 다리를 놓았다. '독도 사랑'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두 어린이의 질문과 황 작가의 살가운 답변을 지면에 옮긴다.
- 황선미(49) 작가./조선일보 자료사진
"일본 사람들이 독도 문제를 또 국제사법재판소(ICJ)에 보내겠대요. 왜 자꾸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거죠?" 두 어린이의 질문에 황 작가는 정치·외교적 배경 외에 '습관'을 또 하나의 답변으로 내놓았다. "35년간 우리나라를 식민 지배하면서 우리 땅에서 나는 곡식·자원·사람을 마음대로 빼앗아가던 습관이 굳어진 것"이란 설명이다. "당연히 제 것인 양 가져가던 걸 어느 날 갑자기 못하게 하니까 손해라고 생각한 거죠. 명백한 전범국가이면서도 그 사실을 제대로 인정하고 사죄하지 않아 이런 태도가 나오게 된 것 아닐까요?"
황 작가는 이어 "ICJ에 독도 문제를 제소하려는 행위 이면엔 세계 각국에 독도를 '분쟁 지역'으로 알리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ICJ 재판관 중엔 오와다 마사코(49) 일본 왕세자비의 아버지인 오와다 히사시(80)가 포함돼 있어 전세는 우리나라에 불리한 상황. 황 작가는 "(독도 영유권은) 논의할 가치조차 없는 문제이므로 끝까지 차분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독도 분쟁? '이성적 대외 활동'이 최선의 대응책
황 작가는 이번 책을 쓰면서 한 외국인 청년과의 사이에 있었던 일화를 떠올렸다. "그 청년은 저더러 '독도 문제에 대응하는 한국인이 방식이 잘못됐다'고 하더군요. △지나치게 감정을 앞세우고 △문제가 불거졌을 때만 관심을 갖는 데다 △자기들끼리 모여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치는 식이란 거죠. 독도가 한국 땅이란 사실을 정말 알리고 싶다면 이성적 대외 활동을 통해 그 근거를 조목조목 밝혀야 한다는 얘기였어요."
이 같은 이유로 그는 고심 끝에 '…독도 이야기'의 주인공 '환이'를 '일본어 배우고 싶어하는 아이'로 설정했다. 독도가 한국 땅이란 사실을 일본인에게 일본어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황 작가에 따르면 독도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데 가장 필요한 건 '소모적 감정 싸움'이 아니라 '차분한 외교전'이다. "올 4월 모나코에서 열린 국제수로기구총회(IHO)에선 당초 세계지도 속 '한국과 일본 사이 바다'를 '동해'로 표기하는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었어요. 하지만 결국 무산되고 말았죠. 반면, 세계 각국 주요 관공서에 걸려 있는 지도 속 동해는 무려 80년간이나 '일본해'로 표기돼 왔습니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기에 이보다 좋은 근거가 또 있을까요?"
- 이가현양(왼쪽)과 최준서군./이해나 기자
◇"여러분 모두가 외교관… 독도 꼭 가보세요"
이양과 최군은 "독도를 지키기 위해 우리 같은 어린이가 할 수 있는 일은 뭔지 궁금하다"고 입을 모았다. 황 작가는 "일단 외국인을 만났을 때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를 준비해두라"고 조언했다. 단, 이때 제시할 자료는 출처가 외국인 게 더 효과적이다. '이것 봐. 너희도 예전부터 독도가 한국 땅이란 사실을 인정했잖아!' 하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 1946년 일본이 일본제국을 해체하며 울릉도·독도·제주도를 한국에 이관한다고 명시한 '연합국최고사령부지령 677호', 독도를 한국 영토로 표기해놓은 일본 지도 '삼국통람도설 부 삼국접양지도'(1785) '대일본분견신도'(1878) 등이 좋은 예다.
그는 이어 "UN에 독도가 우리나라 영토인 근거를 설명한 영어 편지를 보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어른들의 주장보다 천진난만한 어린이의 목소리가 지니는 울림이 더 클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 마지막으로 황 작가는 "독도 땅을 직접 밟아보라"고 당부했다. "독도 주변 정박 시설은 꽤 낡았어요. 파도가 거세어 1년 중 배가 들어갈 수 있는 날은 고작 60일 정도죠. 그래도 독도는 꼭 한 번 가볼 가치가 있습니다. '내 눈으로 보고 내 발로 밟은' 내 나라 땅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동을 안겨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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