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01
찬밥신세 도시형생활주택 투자가치는?
투자 메리트 살리면 수익 '든든'
무주택자의 주거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탄생한 도시형생활주택. 2009년 도입 직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사격에 힘입어 단숨에 부동산시장의 ‘기대주’로 떠올랐지만, 불과 4년여 만에 찬밥신세로 전락했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이제 더 이상 투자가치가 없는 ‘미운 오리’에 불과한 것일까. 속단은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도시형생활주택 몰락? "수요 여전"
도시형생활주택의 시작은 요란했다. 2009년 당시 정부는 건설비용을 국민주택기금으로 지원하고 주차장 요건을 완화하는 등 파격적인 각종 특혜를 제공했고, 그 효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도시형생활주택의 인허가 물량은 도입 첫 해인 2009년 1688가구에 그쳤지만, 2010년에는 2만529가구로 10배 이상 급증했다. 또 2011년에는 8만3859가구, 2012년에는 12만3949가구 등으로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났다.
영광의 시절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주차난 등 공급과잉에 따른 부작용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급기야 정부는 정책방향을 급선회했다. 주차장 요건을 강화(30㎡ 미만=가구당 0.5대, 30~50㎡=가구당 0.6대)한 것. 여기에 연 2%로 낮췄던 국민주택기금 사업대출 금리해택도 지난해 말 종료됐다. 이후 도시형생활주택의 공급은 감소하는 추세다.
“물론 예전 같진 않겠죠. 하지만 꼼꼼히 살펴보고 투자한다면 도시형생활주택은 아직 충분히 투자가치가 있는 수익형부동산입니다.”(서울 강남구 개포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전문가들은 도시형생활주택이 여전히 수익형부동산으로서 메리트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부동산컨설팅업체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최근 저금리 기조와 함께 임대차시장의 패러다임이 ‘전세→월세’로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라며 “매달 일정한 수익을 안겨주는 수익형부동산, 특히 도시형생활주택은 초기 투자비용이 적고 관리가 어렵지 않아 수요가 꾸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가 발생하는 가운데 규제 강화로 인한 공급 감소도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입지여건·주변세세 등 확인 후 투자해야
투자가치는 여전하지만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거품이 빠진 것은 사실이다. 도시형생활주택에 투자 시 더욱 심사숙고해야 하는 이유다.
우선 입지여건을 눈여겨봐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수요가 안정되거나 급변하지 않는 대학가나 산업단지, 환승역이 있는 교통요지 등에 위치한 게 유리하다. 박상언 대표는 “해당의 물건 소재지를 직접 방문해 확인해 보는 것이 가장 좋다”며 “입지조건이 좋은 역세권이라고 해서 분양을 받았더니 주변에 역과 더 가까운 곳에 분양하는 도시형생활주택이 많아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추후 주변지역이 추가로 개발돼 공실률이 높은 경우도 종종 있다”고 조언했다.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도 “추후 어떤 시설 및 기관이 들어온다고 하면 미리 선점을 하려고 서두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매우 위험하다”면서 “가격이 조금 오르더라도 시설·기관이 들어온 다음에 계약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공인중개사사무소 등을 통해 주변 시세를 충분히 확인할 필요도 있다. 도시형생활주택을 분양하는 분양대행사가 예상 임대가격을 부풀리는 등 높은 수익률을 미끼로 분양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주택임대관리 전문기업 ㈜라이프테크의 박승국 대표는 “수익률이 10% 이상 초과할 경우 과장광고로 보는 것이 좋고, 20%를 넘을 경우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며 “과장광고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예상 월세를 부풀리는 것이므로 분양대행사의 설명을 신뢰하지 말고 주변 공인중개사사무소를 방문해 예상 임대가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귀띔했다.
◆'분리형 vs 풀옵션 단기임대' 차별화
천편일률적(千篇一律的)인 원룸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미분양 문제가 부각되면서 차별화된 도시형생활주택도 각광받고 있다.
도시형생활주택을 생각하면 ‘원룸’이 떠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실제로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인허가를 받은 도시형생활주택 중 원룸형의 비중은 무려 82.7%에 달한다.
이에 분리형 원룸이나 투룸 등 차별화된 도시형생활주택이 대안으로 부상했다. 원룸은 수요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만 분리형 원룸이나 투룸은 2~4인 가족까지 충분히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그만큼 수요가 다양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권일 팀장은 “최근에는 1·2인 가족도 원룸보다는 독립된 별도의 공간이 마련된 투룸을 선호하는 추세인 만큼, 수요확보를 위해서라도 투룸 이상의 구조를 물색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분리형 원룸과 투룸 만으로는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분리형이나 투룸은 원룸보다 높은 월세 때문에 세입자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게 이유다.
구원투수로 꺼낸 카드가 ‘풀옵션 단기임대’다. 풀옵션 단기임대는 단기로 거주하는 세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대방식인 만큼 월세가 높더라도 수요자를 끌어모으는 데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박승국 대표는 “풀옵션 단기임대는 전세와 월세가 아닌 제3의 임대방식”이라며 “연 단위로만 계약을 하는 국내 임대시장의 특성상 단기간 체류하는 사람들은 숙박업소나 레지던스 시설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인 만큼, 풀옵션 단기임대의 수요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풀옵션 단기임대는 전·월세처럼 성수기와 비수기 구분이 뚜렷하지 않지만 통상 6~7월과 11~12월을 성수기라고 볼 수 있다”며 “방학 후 국내로 들어오는 해외 유학생들의 수요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풀옵션 단기임대도 위험요소는 존재한다. 단기임대의 특성상 많은 보증금을 받기 힘들고 이로 인해 관리가 어렵다는 것. 국내 실정상 임차인이 임대료를 내지 않으면 명도소송 밖에는 방법이 없는데 보증금을 적게 받는 단기임대는 임대료를 지급하지 않는 임차인에 대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박상언 대표는 “이 같은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계약 전 임차인의 직업과 입주 이유 등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좋다”며 “단기임대와 같이 수익은 높지만 관리가 어려운 임대방식은 주택임대관리 전문회사에 위탁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http://www.moneyweek.co.kr/news/mwView.php?no=2013112115588040422&type=4&code=w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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