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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블루칩 `크루즈`

by SL. 2013. 3. 20.

관광블루칩 `크루즈

 

지난 2일 오후 2시 제주항 외항. 중국 상하이에서 온 7만5000t급 크루즈 빅토리아호가 닻을 내리자 관광객 1300여 명이 우르르 밖으로 몰려나왔다.

대부분 중국인인 이들이 향한 곳은 성산 일출봉 등 제주도 주요 관광지와 시내 면세점. 체류 시간이 7시간에 불과했지만 관광을 마친 이들 손에는 화장품, 유아용품 등이 주렁주렁 들려 있었다. 밤 9시 제주항을 출발해 인천항을 들른 외국인 관광객들은 또다시 인천 등지에서 관광ㆍ쇼핑을 한 뒤 중국 상하이로 돌아갔다.

이날 크루즈 관광객이 7시간 동안 제주도에 풀고 간 돈은 9억여 원. 지난달 23일과 27일엔 각각 12억원과 14억원을 쓰고 가 크루즈 세 번 기항에 35억원의 돈이 제주도에 풀렸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2008년 32회 기항, 탑승객 2만9944명이었던 제주도 크루즈 관광이 지난해 80회 14만496명으로 증가했다. 불과 5년 만에 크루즈 기항은 6배, 탑승객은 무려 11배 증가했다. 지난해 크루즈 관광으로 920억원을 벌어들인 제주도는 올해 2000억원을 내다보고 있다.

크루즈 기항이 증가한 것은 비단 제주만이 아니다. 제주항과 시장 선두를 다투는 부산항과 인천항이 가세하면서 서남해안을 중심으로 크루즈 관광이 빛을 발하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국내 기항 외국 크루즈는 2009년 97척에서 지난해 226척으로 232% 증가했다. 제주ㆍ부산ㆍ인천항으로 일컬어지는 크루즈 `빅3`가 이를 대부분 소화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58% 성장한 367회 기항이 예정돼 사상 처음으로 300회를 돌파하고 400회까지 넘보고 있다.

크루즈가 활성화하면 지역 경제에 상당한 파급 효과를 미친다.

 

7만5000t급의 경우 여객 2100명이 탈 수 있고 승무원만 750명에 달해 고용 효과가 크다
특히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80%는 씀씀이가 큰 중국인이어서 승선 규모에 따라 척당 10억원 안팎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정규삼 국토해양부 해운정책과 사무관은 "최근 외국 선사들이 국내 기항을 늘리고 있는 것은 그만큼 한국 크루즈 시장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면서 "고용과 부가가치 측면에서 효과가 큰 국내 크루즈 선사까지 만들어진다면 기항과 모항 기능이 모두 가능해 크루즈 산업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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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한 번 뜨면 10억 쇼핑

 

올해 400번 기회온다
가까운 中·日관광객만 100만…제주도, 2천억 목표

 

2005년 40회에 불과했던 국내 크루즈 기항이 8년 만에 9배 이상 증가한 데는 세계 크루즈 시장의 지각변동이 한몫했다. 세계 경제의 중심이 동북아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크루즈 시장의 중심 역시 동북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재 세계 크루즈 시장에서는 15억명의 인구가 자리한 동북아시아를 타깃으로 신규 선사 설립을 가속화하고 이들 국가를 모항(크루즈선이 출발해 기항항구를 거쳐 다시 돌아오는 종점 역할을 하는 항)으로 하거나 기항지로 삼는 선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인의 크루즈 관광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 크다. 중국은 지난해 말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아웃바운드 여행객이 6480만명으로 집계돼 독일, 미국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크루즈 관광객이 50만명이었다. 올해는 70만명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선사들이 중국 크루즈 수요를 잡기 위한 경쟁을 가속화하면서 기항지로 한국이 각광을 받고 있다.

한국은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일본 도쿄, 홍콩,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 아시아 주요 도시와 인접해 있고 특히 중국과는 지근거리여서 기항지로서 인기가 많다. 중국에서 출항해 아침에 기항할 수 있는 지리적 장점 때문에 외국 선사의 노크가 늘고 있다. 크루즈는 장시간 항해만 할 경우 지루하기 때문에 중간에 한두 곳 기항지를 거쳐야 관광객의 만족도가 높아진다. 주요 항을 보유한 제주도나 부산, 인천은 지정학적 요충지인 데다 도시별로 관광상품과 쇼핑시설이 뛰어나 외국인들의 만족도가 높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크루즈선을 타고 우리나라를 방문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5점 만점에 인천에 대한 만족도는 4.41점, 부산은 4.38점, 제주는 4.40점, 여수는 4.18점으로 높았다. 최근엔 중ㆍ일 간 영토분쟁으로 일본행 스케줄을 취소하는 선사가 늘면서 `중국-한국-중국` 스케줄이 늘어나고 있다.

백현 롯데관광개발 부사장은 "크루즈 평균 여행 기간이 6~7일 코스임을 감안하면 한ㆍ중ㆍ일 3국은 최상의 연계가 가능한 곳"이라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는 외국적 크루즈선을 국내에 유치하기 위해 선박입출항료, 접안료, 정박료 등 항만시설 사용료를 지속적으로 감면하고 크루즈선 전용 부두 등 인프라스트럭처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왔다. 제주 외항, 부산 영도, 여수 신항에서 크루즈선 전용 부두가 운영되고 있고 인천 남항, 부산 북항, 제주 강정마을엔 전용 부두가 건설되고 있다.

국내 크루즈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부산항과 제주항은 2007년과 2011년 8만t급 크루즈선 전용 부두를 개장하면서 기항 횟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최대 14만t까지 접안이 가능한 제주항은 기항 크루즈선이 중대형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관광객도 2011년 6만4994명에서 지난해 14만명으로 훌쩍 뛰었다. 이들이 지난해 제주도에 풀고간 돈만 878억원. 올해는 170회, 35만명이 제주도를 찾을 것으로 예상돼 크루즈 관광 수입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8회 기항에 그쳤던 인천항은 내년 크루즈선 전용 부두를 선보이지만 올해 북항에 대한 선사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기항 횟수가 67회로 늘었다. 갑문을 통과해야 해 5만t급 이상은 들어갈 수 없었던 내항과 달리 북항은 8만5000t급 크루즈선까지 입항이 가능해 올해 61척이 북항에 닻을 내린다.

2007년 4월 부산 동삼동에 8만t급 크루즈 국제터미널을 개장한 부산항 역시 이듬해부터 기항이 꾸준히 늘어 2010년엔 전년 대비 133%, 지난해엔 전년 대비 200% 성장했다.

177086 기사의  이미지

 

2015년이면 국내 크루즈 시장을 주도하는 `빅3(제주ㆍ부산ㆍ인천항)`항의 인프라스트럭처 수준은 더 높아진다. 2015년 제주 강정민군복합형관광미항엔 15만t급 크루즈 1선석, 7만t급 2선석 등 총 3개 선석이 추가되고, 2014년 9월에는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15만 t 급 규모의 전용 부두 1선석이 인천항에 시범개장한다. 동구 초량동에 짓고 있는 부산항 신국제터미널(15만t급 1선석)도 2014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항만 관계자들은 "크루즈는 배를 타고 최대한 많은 국가와 도시를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제주항, 부산항, 인천항은 경쟁관계라기보다는 상호 보완관계"라면서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해 마케팅을 차별화하는 점도 크루즈 시장을 넓히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주항과 부산항은 동북아 지역 크루즈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에, 인천항은 중국과 제주를 연계하는 노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렇게 하다 보니 제주항을 들르는 크루즈선은 부산항 또는 인천항을 거쳐 중국 모항으로 돌아가고, 부산항을 들르는 크루즈선은 제주항까지 돌아 일본 모항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신진선 부산항만공사 글로벌마케팅태스크포스팀장은 "2011년 일본에 쓰나미가 왔을 때 일본 크루즈 관광이 붕괴돼 글로벌 선사들이 동남아 지역으로 많이 빠져나갔다"면서 "크루즈산업은 일개 항이나 국가만이 아니라 인접한 한ㆍ중ㆍ일이 모두 잘 개발돼야 동반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국내 모객 활동을 보장하는 여객운송사업을 외국인 크루즈사업자에게 승인한 점도 크루즈에 대한 국내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정부는 2010년 로열캐리비안크루즈사, 코스타크루즈사, 2012년 일본 MOL사, 재팬크루즈사, 올해 1월 스타크루즈사 등에 대해 여객운송사업을 승인했다.

외국 크루즈선사들이 국내 모객을 시작하면서 지난해 2만5000여 명이 크루즈 여행을 떠났다. 같은 기간 중국은 50만명, 일본은 30만명이 크루즈를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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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가 동북아 크루즈허브 최적지

선상카지노 허용 등 法 정비해야

 

세계 크루즈 시장은 매년 탑승객이 늘면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2010년 세계 크루즈 시장은 탑승객 1840만명 규모에서 2020년 2667만명으로 연평균 3.8%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2010년 기준으로 북미시장은 1175만명, 유럽시장은 445만명에 이른다. 아시아를 포함한 기타 지역은 222만명 규모였다. 한국은 2010년 17만4374명이었고 2012년에 27만5156명 규모였다. 2009년 7만6688명 수준에서 3년 만에 3배 가까이 여행객이 늘어난 셈. 하지만 전 세계시장과 비교하면 1% 수준에 불과하다.

크루즈 산업은 해운 항만 여행 운송 식음료 및 선박용품 공급, 문화공연 등 산업을 직접적으로 발전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이들 산업 발전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고용창출 효과도 크다. 크루즈선 승객의 3분의 1에서 2분의 1가량의 승무원이 탑승한다. 우리 국적의 크루즈선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국내 근로자 채용도 함께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크루즈 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현재 운항 중인 국적 크루즈선도 없고 모항 역할을 하는 항만도 없다. 지난해 2월 우리나라 해운사가 최초로 운항을 시작했던 2만6000t급 크루즈선인 `하모니 프린세스(Harmony Princess)`가 취항 1년 만에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하모니 프린세스가 한국과 일본 주요 항구를 오가며 태운 탑승객은 1년간 3만4600여 명. 평균 탑승객 489명으로 승객 1000명가량을 태울 수 있는 시설에 절반도 안 되는 숫자였다. 업계에서는 영업 부진에 따른 누적 영업적자가 수백억 원에 달해 멈춘 것으로 보고 있다.

하모니 프린세스가 관광객 모집에 실패한 이유는 배 위에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해 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선상 카지노`다. 국적 선사는 국내법 영향을 받기 때문에 선상 카지노를 운영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관련법 정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크루즈선을 하나 띄우려면 숙박업ㆍ식음료업ㆍ관광업ㆍ주류업 등 무려 30여 개 업종 면허를 따야 한다. 또 환전, 출입국 관리 등 각종 법 적용도 육상에 맞게 돼 있어 크루즈선에는 적합하지 않아 개선해야 한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 크루즈 사업 여건이 다른 나라에 비해 제약요건이 많고 신종 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와 정책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크루즈선 운항 관련 법률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우리 국적 크루즈선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크루즈선의 카지노 허가를 관광진흥법에서 분리해 운영하도록 하고 금융 세제에 대한 정부 지원 근거를 마련해 국적 크루즈선 취항을 적극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국적 크루즈 육성 특별법(가칭) 제정이 국정과제에 반영된 만큼 연구 검토해 내년 하반기께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또 국내 크루즈육성법 제정을 제주 해군기지 건설 산업과 연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제주 해군기지가 정부 계획대로 민관 합동항만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크루즈 모항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제주 해군기지 주변에 크루즈터미널, 해양관광 및 휴양레저시설, 쇼핑ㆍ숙박시설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