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제주 해저고속철 경제성 낮아… 섬 고유의 정체성 파괴 등 부작용 커”
제주발전연 “정치논리로 추진 땐 예산 낭비·국론 분열
호남~제주 간 해저고속철도는 경제적 타당성이 낮고, 청정 제주의 보존에 적합하지 않은 데다 섬 고유의 정체성도 파괴할 것이라는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연구보고서는 또 정치논리로 해저고속철을 건설할 경우 예산 낭비와 국론 분열 등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주발전연구원은 4일 이 같은 내용의 ‘제주 신공항 우선 건설 후, 호남~제주 해저고속철도의 신중한 검토 이유’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최근 18대 대선을 앞두고 전라남도가 심도 있는 논의나 공감대도 없이 해저고속철도 건설을 대선공약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경제적 타당성이 낮은 대규모 국가사업을 정치논리에 입각해 추진할 경우 국가 예산 낭비와 국론 분열은 물론 후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남~제주 해저고속철도 사업은 지난 2002년 건설교통부가 용역을 발주하면서 시작됐다. 2007년 9월 박준영 전남지사와 김태환 제주지사는 연륙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해저터널 건설에 대한 정부공동건의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건설교통부는 한 달 뒤에 교통수요, 가용재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수용이 곤란하다고 표명했다. 이에 따라 해저터널 논의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으나, 2009년 국가균형발전포럼에서 해저터널 토론회가 열리면서 논의가 재개됐다. 국토해양부는 2010년 5월 한국교통연구원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철도기술연구원 등 3개 연구기관에 해저터널 타당성 조사용역을 발주했다.
이 용역은 2011년 12월에 완료됐으나, 국토해양부는 아직도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해저고속철도는 총연장 약 167㎞로 목포~해남 구간 66㎞는 지상, 해남~보길도 구간 28㎞는 해상교량, 보길도~추자도~제주도 구간 73㎞는 해저터널로 계획됐다. 사업비는 최대 20조813억원으로 추산됐으며, 사업기간은 14년이다. 해저고속철도가 완공될 경우 서울에서 제주까지 2시간26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보고서는 해저고속철도 건설의 비용 대비 편익비율은 0.71~0.78로 경제적 타당성 기준치인 1에 못 미쳐 경제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기술적인 면에서도 문제가 많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해저터널 등에서 국내 기술이 아직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전적으로 외국기술에 의존해야 하는 데다, 최대수심 160m인 추자도~제주 구간은 고수압에 따른 터널 안전 우려도 크다는 것이다.
해저고속철은 또 제주의 내륙화 가속으로 구제역 등 전염병 확산은 물론 정체성 급변으로 제주만의 독특한 경쟁력을 오히려 약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제주발전연구원 엄상근 책임연구원은 “항공기 이용 승객의 해저고속철도 전환 비율도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며 “고속철도가 건설되면 관광객들이 제주에서 숙박을 하지 않고 당일 관광 뒤 떠나버릴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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