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한국의 미래'.."노인 일자리 복지 아닌 필요업무 수행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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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노인이 검은 봉지를 들고 골목길을 걸어가고 있다.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 실질 은퇴연령, 노인 자살률이 1위인 대한민국의 현실을 일본과 미국, 두 선진국의 노인 문제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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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저자 후지타 다카노리의 '2020 하류노인이 온다'(왼쪽)와 미국 저자 폴 어빙의 '글로벌 고령화, 위기인가 기회인가'
고령화 속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대한민국의 장래는? 대비 없이 고령화 시대를 맞고 있는 우리에게 앞날에 대한 힌트를 제공해 줄 두 권의 신간이 최근 일본과 미국에서 나왔다. 일주일 간격으로 국내 번역 출간된 두 책의 저자들은 각각 자국과 세계 동향을 바탕으로 고령화 문제를 짚었다.
두 저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한국이 현재 처한 상황,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물었다. 우리와 지리·문화적으로 비슷한 일본 측 저자는 동질감을 바탕으로 한 매우 현실적인 조언을 통해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반면 우리와 상황이 완전히 다른 미국 측 저자는 그동안 제시되지 않았던, 어찌 보면 낙관적이지만 참신한 미래 가능성을 제시했다.
시각은 상당히 달랐지만 두 저자 모두 한국은 일단 노인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기본적인 복지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후 추가적인 소득을 얻고 자아를 실현할 수 있도록 정부가 노인 일자리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것도 공통 의견이었다.
그 일자리가 단지 복지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령화돼 가는 사회와 시장에서 꼭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점도 의견이 같았다. 단순노무 일색이 아닌, 사회가 굴러가는 데 필요한 다양한 직업군이 노인 일자리 속에서도 나타나야 한다는 얘기였다.
후지타 다카노리 "한국, 서둘러 사회보장 시스템 마련해야"
후지타 다카노리 NPO 홋토플러스 대표(일본 세이가쿠인대학 인간복지학부 객원 준교수)는 "한국의 노인복지 시스템은 일본을 비롯한 다른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고 했다. 일본도 '하류노인'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할 정도로 노인 문제가 심각하지만, 한국은 이미 하류노인이 대량생산되는 사회라는 것이다.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2016년 신서대상 5위를 차지한 이 책은 '하류노인'이라는 단어 자체로 일본인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그가 정의한 '하류노인'이란 '생활보호기준 정도의 소득으로 생활하는 고령자 또는 그 우려가 있는 고령자'를 말한다.
그는 고용 불안이 심화되는 사회에서 가족 부양을 전제로 한 이전의 사회복지모델이 한계에 처했다고 분석한다. 그동안 유교 문화권인 한국과 일본은 복지의 많은 부분을 가족이 떠맡아왔지만 이제는 그러한 상황이 끝났다는 것이다. 청장년층의 성인이 자녀와 부모를 모두 부양하고, 동시에 노후를 위한 저축까지 하는 것은 불가능해졌기 때문.
그러다보니 가장 먼저 줄이게 되는 것이 부모 부양비이며, 그렇게 부모들은 '하류노인'으로 전락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보건복지부 '노인 실태조사'를 통해서도 나타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2014년 한국 노인 가운데 자녀와 함께 사는 비율은 전체의 28.4%로, 1994년의 54.7%에 비해 20년 동안 절반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 다음으로 포기하는 것은 '자녀 부양비'다. 하류노인이 되어 맞을 노후에 대한 공포는 출산의 거부로 이어진다. 그는 "요새는 아이를 낳아 가족을 만드는 것을 '리스크'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다"며 "하류노인 문제는 이렇게 고령자뿐 아니라 모든 세대와 관계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후지타 대표는 한국의 노인 문제의 해결책에 대해 "의료·주택·간호 등 인간답게 살기 위한 기초적 생활 욕구를 어느 정도 정부가 보장하는 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돈이 없어도 최소한의 삶은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일본의 '생애 현역 사회'처럼, 고령자 고용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퇴직 후에도 커리어가 이어진다는 개념을 가지고, 노인들이 문화적이고 다양한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가 교육비를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에 투자해 돈을 버는 사회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그런 다음 고령자들이 능동적으로 제2의 삶을 찾아갈 수 있도록, 고령자 중심의 다채로운 직업군을 만들고 창업도 적극 지원하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은 지방에서 고령자가 '제2의 인생'으로 창업하고 브랜드를 만드는 등 다양하게 살고 있다"며 "고령자들은 스스로 조합을 만들어 활동하고, 정부는 이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당연히 전제는 증세다. 조세 저항이 심하겠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경제 순환에 큰 악영향이 온다는 것이다. 그는 "더는 가족과 지역이 노인을 부양할 수 없기에 노인의 자살과 범죄가 늘어난다"며 "그것을 본 젊은층도 자기 방위에 사로잡혀 저축에만 매달릴 것이기 때문에, 노후 안심 보장 시스템으로의 전환은 필수"라고 밝혔다.
폴 어빙 "한국, 전 세계 실버 산업 선도할 수 있어"
반면 '글로벌 고령화, 위기인가 기회인가'를 엮은 폴 어빙 미국 밀켄연구소 대표는 "한국은 '글로벌 고령화'라는 전 세계적 추세 가운데서 '장수 경제'를 이끄는 리더 국가가 될 수 있다"고 독려했다. 높은 수준의 IT기술·디자인 등 관련 산업과 지식을 바탕으로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 수출할 수 있는 장수 관련 서비스와 제품을 만들어내라는 것이다.
장수 관련 산업에 있어서 노년층의 참여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어빙 대표는 "한국은 높은 교육과 문화 레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세계에서 누구도 시작하지 못한 이 혁신 산업에 도전할 역량이 충분하다"며 "다만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변화, 투자 우선순위로의 설정 등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미국의 저명한 노인 문제 전문가들로부터 의견을 받아 엮은 이 책은 고령화를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는 거부할 수 없는 거대한 하나의 흐름인데, 고령화 사회를 살아가는 노인들에게는 전에 없던 축복 같은 신기술과 환경이 갖춰졌다는 것이다. 의료 기술이 발달했고 모두가 함께 늙어가는 만큼 노인을 위한 시장이 새롭게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그를 포함한 미국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와 달리 선진국의 노령층이 가난하지 않기 때문에 고령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어빙 대표는 "복지제도가 매우 탄탄하게 구축된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도 전체 금융자산의 60% 이상을 60세 이상 노인이 보유할 정도로 부유하다"고 말했다.
돈 많고, 인터넷 및 모바일에 익숙하며, 현역으로 활동하고자 하는 의지가 가득한 고령층은 실제로도 이전 세대에 비해 '젊어졌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유전체학·정밀의학·디지털 의료장비 등 의료기술의 개발로 수명도 많이 늘어났고, 그로 인해 20년 전 노인과 지금의 노인이 완전히 달라진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의 경우 노인 빈곤 문제가 심각한 만큼, 일단 노인들이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의료 보장 시스템을 갖춘 뒤 일자리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건강한 노인을 위해 일자리를 제공하고, 노동이 힘든 노인을 위해서는 건강하게 늙는 것을 국가가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공공과 민간 부문 모두가 노인이 평생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문화적이고 품격있는 노인 일자리는 연령 연장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건강의 지속, 그리고 멋지게 나이 들어 가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노인 개개인의 행복 차원을 넘어 이들을 경제성장의 자원으로 삼아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어빙 대표는 "베이비붐 세대는 그 규모 자체로 핵심적 소비 집단이 되고 있다"며 "인터넷 쇼핑을 즐기는 노인이 점차 늘어나는 등 세상이 바뀌고 있는 만큼 고령층의 역할과 위상을 재구성하고 그들이 중심이 된 사회의 잠재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ㅂ김유진 기자 yoojin@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http://m.media.daum.net/m/media/culture/newsview/20160618031054196
2016.6.18
?돈 대신 보람 먹고사는 한국형 '액티브 시니어'
노인 택배·경비·청소부 말고..통번역가·모델·스토리텔러를 꿈꾼다
"경험은 절대 늙지 않아. 경험은 결코 시대에 뒤떨어지지도 않지. (Experience never gets old. Experience never goes out of fashion.)"
지난해 개봉한 영화 '인턴'에서 배우 로버트 드 니로가 한 말이다. 백발 노인인 그는 시니어 인턴으로 잘 나가는 패션 회사에 취직했고, 그의 역할에 전혀 기대가 없던 젊은 사장 앤 해서웨이는 그의 연륜과 지혜를 통해 세상을 배우면서 마음을 열어간다.
진한 러브라인도, 큰 갈등도 없는 이 잔잔한 영화의 인기 요소는 바로 멋진 중년 신사의 모습이었다. 현역 시절의 직책에 비하면 수직 하락한 '인턴'이라는 자리였지만, 일도 멋지게 해내고 고귀함도 지켜낸 노년 신사는 젊은이들의 '롤 모델'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노인들은 어떨까. 한국에도 로버트 드 니로 못지 않게 멋진 노년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보수가 터무니없이 적고, 그마저도 숫자가 턱없이 적다는 것이 문제지만. 돈 대신 보람을 찾은 노인들은 실버 통·번역가, 라디오 DJ, 모델, 문화재 해설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며 삶의 의미를 찾고 있었다.
돈보다 보람, 그들이 일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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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노원역의 한 카페에서 만난 '쌍문동 이야기 할머니'들. 왼쪽부터 이득남(73), 정연길(66), 정영자(72) 할머니
이달 초 서울 노원역에 있는 카페에서 '쌍문동 할머니' 셋을 만났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나온 이들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국학진흥원에 소속돼 활동하는 '이야기 할머니'들이다. 만 3~5세 아이들을 앉혀두고 전래동화 등 옛 이야기를 통해 인성교육을 해 주는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정부는 이야기 할머니를 '노인 일자리'로 통계에 포함시켜 집계하고 있다. 이야기 할머니들에게는 월 40여 만원의 활동비가 지원되기 때문. 2009년 시작된 이 사업은 중장년층 여성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이 났다. 지난달 말 제8기 이야기 할머니 면접에는 서울 지역 12명을 선발하는 자리에 총 546명이 몰렸다.
이야기 할머니로 선발되면 7개월 동안 매달 1차례씩 모여 교육을 받은 뒤 1인당 3곳의 어린이집에 투입된다. 어린이집에서는 매주 주제에 맞춰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30분짜리 이야기 대본을 모두 외워가야 한다.
세 할머니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이득남 할머니(73)는 실버 라디오 DJ, 숲 해설사, 심리상담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있었다. 이야기 할머니는 올해로 3년째. 그는 "아이들을 만나면 활력소가 되고, 젊어지는 기분이 든다"며 "잘 늙어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연길 할머니는(66) "막연히 요새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익숙해 옛날이야기에 집중을 못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가서 만나보니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며 "장영실, 허난설헌 등 주제별로 아이들에게 더 잘 알려주기 위해 인터넷으로 공부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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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종로 시니어클럽 소속 문화재 해설사로 일하고 있는 김용채(79), 권화남(75), 강문원(73) 할아버지
그렇다면 할아버지들은 무엇을 할까. 서울 경복궁에서 종로 멋쟁이 할아버지 3인방을 만났다. 각각 대학교 사무처장, 대형 서점 주인, 미군에 파견된 통역군인으로 젊은 시절을 보냈다. 이들은 종로 시니어클럽에 소속돼 '문화재 해설사'가 되어 경복궁 관람객들에게 역사를 멋지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시대를 모르면 눈 뜬 장님입니다.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이지요.' 경복궁을 쭉 둘러본 뒤에 마지막 멘트를 해 주면 교복입은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끄덕해. 물론 다 열심히 듣는 건 아니지. 그래도 그럴 때 뿌듯함을 느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던 통역군인 출신 김용채 할아버지(79)가 말했다.
노인 일자리는 크게 공익형, 교육형, 복지형, 시장형 등으로 나뉘는데 문화재 해설사는 이 중 '공익형' 일자리다. 공익형 노인 일자리는 2004년 월 20만원으로 책정됐으며,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월 20만원이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할 경우 30% 깎인 셈이다.
이에 대한 불만은 없을까. "돈 생각했으면 이 일은 못했지. 보람 때문에 하지. 우리는 계절로 보면 겨울철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람 있게 살다가 갈까가 우리의 고민이자 과제야. 다만 우리 사회가 노인을 너무 배려를 안 해 준다는 생각은 들어." 강문원 할아버지(73)가 말했다.
월 50만원으로 살지만…"젊은이들 먼저"
이렇게 지혜와 경륜을 이용하는 '문화적인 노인 일자리'에 대한 만족도가 소득 부분만 제외한다면 매우 높지만, 이런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복받은' 노인의 수는 극히 적다. 서울시 노인 일자리 정책 담당자는 "5만5000여개 일자리 가운데 지식 노동은 4% 정도"라고 밝혔다. 서울시가 '50+재단' 등을 운영하며 노인 일자리 다양화에 앞장서는 지자체이기 때문에 이 정도지, 전국 단위로 가면 노인 일자리의 '단순노무 쏠림현상'은 훨씬 더 심각해진다.
통계청의 지난해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50세 미만 근로자의 50%가 전문가·사무직이지만, 50세 이상이 되면 12%로 떨어진다. 반면 농림어업·단순노무 종사자는 50세 미만일 때 9%에서 50세 이상일 때 34%로 급증한다. 70대 이상에서는 72%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젊었을 때는 지식 노동을 하다가 늙어서는 육체노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최성재 한국노인인력개발원장은 "노인 일자리의 경우 현재 관리 부처도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로 양분되어 있을 정도로 관리가 안 되고 있다"며 "풀타임 일자리가 아닌, 생활비에 일부 보탬이 되는 수준의 노인 일자리를 정부가 적극 지원해준다면 청년 일자리와 충돌 없이도 노인 빈곤 문제를 상당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진 기자 yoojin@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http://m.media.daum.net/m/media/culture/newsview/20160618031050195
2016.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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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서 20년, 늙어서 20년 일하는 '노동민국'
노인 빈곤율·자살율·실질 은퇴연령 OECD 1위 한국..'멋진 노년'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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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평생 얼마나 일할까. 통계청 등에 따르면 2012~2014년 기준으로 대한민국 남성들은 평균 33세에 취업해 가장 오래 다닌 직장에서 52세에 은퇴한 뒤 실제로는 71세에 일에서 최종적으로 손을 뗀다. 20년간 '청년 일자리'에서 일한 뒤 20년간 '노인 일자리'에서 일하는 셈이다.
71세라는 대한민국의 실질 은퇴연령은 OECD 국가 가운데 1위다. 노인 빈곤율 49.6%, 노인 자살률 10만명 당 55.5명과 함께 OECD 국가 노인 관련 지수에서 1위를 함께 빛내고 있다. 이 모든 지표는 2위와 매우 큰 격차를 보인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즉,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노인이 가장 살기 힘든 나라라는 얘기다.
사실 '노인 일자리'는 덴마크, 핀란드같은 복지 선진국에서는 필요하지 않은 개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노인들이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갖는 것과 달리, 유럽의 복지 국가에서는 국가가 지급하는 연금만으로도 넉넉한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
반면 우리나라 같은 극단적인 노인 빈곤 사회에서 일자리는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다. 그러나 정부는 기초노령연금을 앞세워 노인 일자리에 대해 관심 갖지 않아왔다. 올해 우리나라 국가 예산인 386조의 0.1%가 채 안 되는 3571억원이 '노인 일자리' 예산으로 배정된 액수의 전부다.
이런 상황 속에서 노인들의 '몸값'은 지난 10여년 간 꾸준히 떨어졌다. 지하철 안내요원, 노노케어(老老care) 등 전액을 국가 및 지자체가 지원하는 '공익형 노인 일자리'의 경우 2004년부터 월 20만원의 활동비가 주어졌으나 지금까지 한 푼도 오르지 않았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30% 가량 깎인 것.
주어지는 비용도 문제지만 일자리의 종류는 더 큰 문제다. 교육열이 높고 출생 인구가 많았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기 시작하면서, 노인 일자리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미스 매치'가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관리자나 전문직 등 생애 경력을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가 전무하고, 오로지 단순노무뿐인 현재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충격에 빠지는 중장년층의 수도 늘고 있다.
김유진 기자 yoojin@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http://m.media.daum.net/m/media/culture/newsview/20160618031035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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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서 20년, 늙어서 20년.
일하는 "노동 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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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시대. / 노후준비하세요.!
☎.010-7349-5989
http://blog.naver.com/kaps1026/220665636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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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노인이 검은 봉지를 들고 골목길을 걸어가고 있다.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 실질 은퇴연령, 노인 자살률이 1위인 대한민국의 현실을 일본과 미국, 두 선진국의 노인 문제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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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저자 후지타 다카노리의 '2020 하류노인이 온다'(왼쪽)와 미국 저자 폴 어빙의 '글로벌 고령화, 위기인가 기회인가'
고령화 속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대한민국의 장래는? 대비 없이 고령화 시대를 맞고 있는 우리에게 앞날에 대한 힌트를 제공해 줄 두 권의 신간이 최근 일본과 미국에서 나왔다. 일주일 간격으로 국내 번역 출간된 두 책의 저자들은 각각 자국과 세계 동향을 바탕으로 고령화 문제를 짚었다.
두 저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한국이 현재 처한 상황,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물었다. 우리와 지리·문화적으로 비슷한 일본 측 저자는 동질감을 바탕으로 한 매우 현실적인 조언을 통해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반면 우리와 상황이 완전히 다른 미국 측 저자는 그동안 제시되지 않았던, 어찌 보면 낙관적이지만 참신한 미래 가능성을 제시했다.
시각은 상당히 달랐지만 두 저자 모두 한국은 일단 노인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기본적인 복지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후 추가적인 소득을 얻고 자아를 실현할 수 있도록 정부가 노인 일자리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것도 공통 의견이었다.
그 일자리가 단지 복지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령화돼 가는 사회와 시장에서 꼭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점도 의견이 같았다. 단순노무 일색이 아닌, 사회가 굴러가는 데 필요한 다양한 직업군이 노인 일자리 속에서도 나타나야 한다는 얘기였다.
후지타 다카노리 "한국, 서둘러 사회보장 시스템 마련해야"
후지타 다카노리 NPO 홋토플러스 대표(일본 세이가쿠인대학 인간복지학부 객원 준교수)는 "한국의 노인복지 시스템은 일본을 비롯한 다른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고 했다. 일본도 '하류노인'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할 정도로 노인 문제가 심각하지만, 한국은 이미 하류노인이 대량생산되는 사회라는 것이다.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2016년 신서대상 5위를 차지한 이 책은 '하류노인'이라는 단어 자체로 일본인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그가 정의한 '하류노인'이란 '생활보호기준 정도의 소득으로 생활하는 고령자 또는 그 우려가 있는 고령자'를 말한다.
그는 고용 불안이 심화되는 사회에서 가족 부양을 전제로 한 이전의 사회복지모델이 한계에 처했다고 분석한다. 그동안 유교 문화권인 한국과 일본은 복지의 많은 부분을 가족이 떠맡아왔지만 이제는 그러한 상황이 끝났다는 것이다. 청장년층의 성인이 자녀와 부모를 모두 부양하고, 동시에 노후를 위한 저축까지 하는 것은 불가능해졌기 때문.
그러다보니 가장 먼저 줄이게 되는 것이 부모 부양비이며, 그렇게 부모들은 '하류노인'으로 전락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보건복지부 '노인 실태조사'를 통해서도 나타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2014년 한국 노인 가운데 자녀와 함께 사는 비율은 전체의 28.4%로, 1994년의 54.7%에 비해 20년 동안 절반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 다음으로 포기하는 것은 '자녀 부양비'다. 하류노인이 되어 맞을 노후에 대한 공포는 출산의 거부로 이어진다. 그는 "요새는 아이를 낳아 가족을 만드는 것을 '리스크'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다"며 "하류노인 문제는 이렇게 고령자뿐 아니라 모든 세대와 관계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후지타 대표는 한국의 노인 문제의 해결책에 대해 "의료·주택·간호 등 인간답게 살기 위한 기초적 생활 욕구를 어느 정도 정부가 보장하는 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돈이 없어도 최소한의 삶은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일본의 '생애 현역 사회'처럼, 고령자 고용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퇴직 후에도 커리어가 이어진다는 개념을 가지고, 노인들이 문화적이고 다양한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가 교육비를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에 투자해 돈을 버는 사회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그런 다음 고령자들이 능동적으로 제2의 삶을 찾아갈 수 있도록, 고령자 중심의 다채로운 직업군을 만들고 창업도 적극 지원하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은 지방에서 고령자가 '제2의 인생'으로 창업하고 브랜드를 만드는 등 다양하게 살고 있다"며 "고령자들은 스스로 조합을 만들어 활동하고, 정부는 이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당연히 전제는 증세다. 조세 저항이 심하겠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경제 순환에 큰 악영향이 온다는 것이다. 그는 "더는 가족과 지역이 노인을 부양할 수 없기에 노인의 자살과 범죄가 늘어난다"며 "그것을 본 젊은층도 자기 방위에 사로잡혀 저축에만 매달릴 것이기 때문에, 노후 안심 보장 시스템으로의 전환은 필수"라고 밝혔다.
폴 어빙 "한국, 전 세계 실버 산업 선도할 수 있어"
반면 '글로벌 고령화, 위기인가 기회인가'를 엮은 폴 어빙 미국 밀켄연구소 대표는 "한국은 '글로벌 고령화'라는 전 세계적 추세 가운데서 '장수 경제'를 이끄는 리더 국가가 될 수 있다"고 독려했다. 높은 수준의 IT기술·디자인 등 관련 산업과 지식을 바탕으로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 수출할 수 있는 장수 관련 서비스와 제품을 만들어내라는 것이다.
장수 관련 산업에 있어서 노년층의 참여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어빙 대표는 "한국은 높은 교육과 문화 레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세계에서 누구도 시작하지 못한 이 혁신 산업에 도전할 역량이 충분하다"며 "다만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변화, 투자 우선순위로의 설정 등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미국의 저명한 노인 문제 전문가들로부터 의견을 받아 엮은 이 책은 고령화를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는 거부할 수 없는 거대한 하나의 흐름인데, 고령화 사회를 살아가는 노인들에게는 전에 없던 축복 같은 신기술과 환경이 갖춰졌다는 것이다. 의료 기술이 발달했고 모두가 함께 늙어가는 만큼 노인을 위한 시장이 새롭게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그를 포함한 미국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와 달리 선진국의 노령층이 가난하지 않기 때문에 고령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어빙 대표는 "복지제도가 매우 탄탄하게 구축된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도 전체 금융자산의 60% 이상을 60세 이상 노인이 보유할 정도로 부유하다"고 말했다.
돈 많고, 인터넷 및 모바일에 익숙하며, 현역으로 활동하고자 하는 의지가 가득한 고령층은 실제로도 이전 세대에 비해 '젊어졌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유전체학·정밀의학·디지털 의료장비 등 의료기술의 개발로 수명도 많이 늘어났고, 그로 인해 20년 전 노인과 지금의 노인이 완전히 달라진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의 경우 노인 빈곤 문제가 심각한 만큼, 일단 노인들이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의료 보장 시스템을 갖춘 뒤 일자리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건강한 노인을 위해 일자리를 제공하고, 노동이 힘든 노인을 위해서는 건강하게 늙는 것을 국가가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공공과 민간 부문 모두가 노인이 평생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문화적이고 품격있는 노인 일자리는 연령 연장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건강의 지속, 그리고 멋지게 나이 들어 가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노인 개개인의 행복 차원을 넘어 이들을 경제성장의 자원으로 삼아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어빙 대표는 "베이비붐 세대는 그 규모 자체로 핵심적 소비 집단이 되고 있다"며 "인터넷 쇼핑을 즐기는 노인이 점차 늘어나는 등 세상이 바뀌고 있는 만큼 고령층의 역할과 위상을 재구성하고 그들이 중심이 된 사회의 잠재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ㅂ김유진 기자 yoo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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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6.18
?돈 대신 보람 먹고사는 한국형 '액티브 시니어'
노인 택배·경비·청소부 말고..통번역가·모델·스토리텔러를 꿈꾼다
"경험은 절대 늙지 않아. 경험은 결코 시대에 뒤떨어지지도 않지. (Experience never gets old. Experience never goes out of fashion.)"
지난해 개봉한 영화 '인턴'에서 배우 로버트 드 니로가 한 말이다. 백발 노인인 그는 시니어 인턴으로 잘 나가는 패션 회사에 취직했고, 그의 역할에 전혀 기대가 없던 젊은 사장 앤 해서웨이는 그의 연륜과 지혜를 통해 세상을 배우면서 마음을 열어간다.
진한 러브라인도, 큰 갈등도 없는 이 잔잔한 영화의 인기 요소는 바로 멋진 중년 신사의 모습이었다. 현역 시절의 직책에 비하면 수직 하락한 '인턴'이라는 자리였지만, 일도 멋지게 해내고 고귀함도 지켜낸 노년 신사는 젊은이들의 '롤 모델'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노인들은 어떨까. 한국에도 로버트 드 니로 못지 않게 멋진 노년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보수가 터무니없이 적고, 그마저도 숫자가 턱없이 적다는 것이 문제지만. 돈 대신 보람을 찾은 노인들은 실버 통·번역가, 라디오 DJ, 모델, 문화재 해설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며 삶의 의미를 찾고 있었다.
돈보다 보람, 그들이 일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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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노원역의 한 카페에서 만난 '쌍문동 이야기 할머니'들. 왼쪽부터 이득남(73), 정연길(66), 정영자(72) 할머니
이달 초 서울 노원역에 있는 카페에서 '쌍문동 할머니' 셋을 만났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나온 이들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국학진흥원에 소속돼 활동하는 '이야기 할머니'들이다. 만 3~5세 아이들을 앉혀두고 전래동화 등 옛 이야기를 통해 인성교육을 해 주는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정부는 이야기 할머니를 '노인 일자리'로 통계에 포함시켜 집계하고 있다. 이야기 할머니들에게는 월 40여 만원의 활동비가 지원되기 때문. 2009년 시작된 이 사업은 중장년층 여성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이 났다. 지난달 말 제8기 이야기 할머니 면접에는 서울 지역 12명을 선발하는 자리에 총 546명이 몰렸다.
이야기 할머니로 선발되면 7개월 동안 매달 1차례씩 모여 교육을 받은 뒤 1인당 3곳의 어린이집에 투입된다. 어린이집에서는 매주 주제에 맞춰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30분짜리 이야기 대본을 모두 외워가야 한다.
세 할머니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이득남 할머니(73)는 실버 라디오 DJ, 숲 해설사, 심리상담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있었다. 이야기 할머니는 올해로 3년째. 그는 "아이들을 만나면 활력소가 되고, 젊어지는 기분이 든다"며 "잘 늙어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연길 할머니는(66) "막연히 요새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익숙해 옛날이야기에 집중을 못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가서 만나보니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며 "장영실, 허난설헌 등 주제별로 아이들에게 더 잘 알려주기 위해 인터넷으로 공부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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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종로 시니어클럽 소속 문화재 해설사로 일하고 있는 김용채(79), 권화남(75), 강문원(73) 할아버지
그렇다면 할아버지들은 무엇을 할까. 서울 경복궁에서 종로 멋쟁이 할아버지 3인방을 만났다. 각각 대학교 사무처장, 대형 서점 주인, 미군에 파견된 통역군인으로 젊은 시절을 보냈다. 이들은 종로 시니어클럽에 소속돼 '문화재 해설사'가 되어 경복궁 관람객들에게 역사를 멋지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시대를 모르면 눈 뜬 장님입니다.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이지요.' 경복궁을 쭉 둘러본 뒤에 마지막 멘트를 해 주면 교복입은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끄덕해. 물론 다 열심히 듣는 건 아니지. 그래도 그럴 때 뿌듯함을 느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던 통역군인 출신 김용채 할아버지(79)가 말했다.
노인 일자리는 크게 공익형, 교육형, 복지형, 시장형 등으로 나뉘는데 문화재 해설사는 이 중 '공익형' 일자리다. 공익형 노인 일자리는 2004년 월 20만원으로 책정됐으며,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월 20만원이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할 경우 30% 깎인 셈이다.
이에 대한 불만은 없을까. "돈 생각했으면 이 일은 못했지. 보람 때문에 하지. 우리는 계절로 보면 겨울철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람 있게 살다가 갈까가 우리의 고민이자 과제야. 다만 우리 사회가 노인을 너무 배려를 안 해 준다는 생각은 들어." 강문원 할아버지(73)가 말했다.
월 50만원으로 살지만…"젊은이들 먼저"
이렇게 지혜와 경륜을 이용하는 '문화적인 노인 일자리'에 대한 만족도가 소득 부분만 제외한다면 매우 높지만, 이런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복받은' 노인의 수는 극히 적다. 서울시 노인 일자리 정책 담당자는 "5만5000여개 일자리 가운데 지식 노동은 4% 정도"라고 밝혔다. 서울시가 '50+재단' 등을 운영하며 노인 일자리 다양화에 앞장서는 지자체이기 때문에 이 정도지, 전국 단위로 가면 노인 일자리의 '단순노무 쏠림현상'은 훨씬 더 심각해진다.
통계청의 지난해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50세 미만 근로자의 50%가 전문가·사무직이지만, 50세 이상이 되면 12%로 떨어진다. 반면 농림어업·단순노무 종사자는 50세 미만일 때 9%에서 50세 이상일 때 34%로 급증한다. 70대 이상에서는 72%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젊었을 때는 지식 노동을 하다가 늙어서는 육체노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최성재 한국노인인력개발원장은 "노인 일자리의 경우 현재 관리 부처도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로 양분되어 있을 정도로 관리가 안 되고 있다"며 "풀타임 일자리가 아닌, 생활비에 일부 보탬이 되는 수준의 노인 일자리를 정부가 적극 지원해준다면 청년 일자리와 충돌 없이도 노인 빈곤 문제를 상당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진 기자 yoo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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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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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서 20년, 늙어서 20년 일하는 '노동민국'
노인 빈곤율·자살율·실질 은퇴연령 OECD 1위 한국..'멋진 노년'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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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평생 얼마나 일할까. 통계청 등에 따르면 2012~2014년 기준으로 대한민국 남성들은 평균 33세에 취업해 가장 오래 다닌 직장에서 52세에 은퇴한 뒤 실제로는 71세에 일에서 최종적으로 손을 뗀다. 20년간 '청년 일자리'에서 일한 뒤 20년간 '노인 일자리'에서 일하는 셈이다.
71세라는 대한민국의 실질 은퇴연령은 OECD 국가 가운데 1위다. 노인 빈곤율 49.6%, 노인 자살률 10만명 당 55.5명과 함께 OECD 국가 노인 관련 지수에서 1위를 함께 빛내고 있다. 이 모든 지표는 2위와 매우 큰 격차를 보인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즉,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노인이 가장 살기 힘든 나라라는 얘기다.
사실 '노인 일자리'는 덴마크, 핀란드같은 복지 선진국에서는 필요하지 않은 개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노인들이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갖는 것과 달리, 유럽의 복지 국가에서는 국가가 지급하는 연금만으로도 넉넉한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
반면 우리나라 같은 극단적인 노인 빈곤 사회에서 일자리는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다. 그러나 정부는 기초노령연금을 앞세워 노인 일자리에 대해 관심 갖지 않아왔다. 올해 우리나라 국가 예산인 386조의 0.1%가 채 안 되는 3571억원이 '노인 일자리' 예산으로 배정된 액수의 전부다.
이런 상황 속에서 노인들의 '몸값'은 지난 10여년 간 꾸준히 떨어졌다. 지하철 안내요원, 노노케어(老老care) 등 전액을 국가 및 지자체가 지원하는 '공익형 노인 일자리'의 경우 2004년부터 월 20만원의 활동비가 주어졌으나 지금까지 한 푼도 오르지 않았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30% 가량 깎인 것.
주어지는 비용도 문제지만 일자리의 종류는 더 큰 문제다. 교육열이 높고 출생 인구가 많았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기 시작하면서, 노인 일자리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미스 매치'가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관리자나 전문직 등 생애 경력을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가 전무하고, 오로지 단순노무뿐인 현재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충격에 빠지는 중장년층의 수도 늘고 있다.
김유진 기자 yoo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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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서 20년, 늙어서 20년.
일하는 "노동 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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