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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야기/독도는우리땅!

영혼이 살아 있는 사람

by SL. 2012. 10. 3.

일본 지식인들 ‘영토 분쟁’ 비판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 “값싼 술에 취해 영혼의 길을 막아선 안된다

 

“(영토갈등이라는) 값싼 술에 취해 영혼이 오가는 길을 막아서는 안된다.”

<상실의 시대> <1Q84> 등을 쓴 일본의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63)가 독도와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영토분쟁으로 동아시아의 문화교류마저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무라카미는 28일 아사히신문 특별기고를 통해 “영토분쟁으로 지난 20년간 동아시아가 이룬 가장 값진 성과인 ‘고유의 문화권’이 파괴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센카쿠 갈등으로 최근 중국 서점가에서 일본 서적들이 사라지는 것을 접하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며 기고를 쓰게 된 동기를 밝혔다.

무라카미는 “지난 20년간 중국, 한국, 대만의 경제 발전으로 시스템이 갖춰져 문화적 성과물들이 국경을 넘나들었으며 동아시아 문화권은 풍부한 시장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아시아 문화권은 “언어가 달라도 감정을 공유하는 같은 인간이라는 인식을 갖도록 하는 영혼이 오가는 길”이라면서 영토갈등으로 오랜 세월 심혈을 기울여 이룬 성과가 파괴된 것이 매우 두렵다고 밝혔다. 그는 “영토문제가 실무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국민감정’ 영역으로 파고들어가면 출구없는 위험한 상황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이를 나쁜 술에 빗대 “나쁜 술 몇 잔에 목소리가 커지고, 행동은 난폭해지며, 논리는 단순화하고 자기반복적이 된다. 하지만 떠들썩하게 소동을 부린 뒤 날이 새면 남는 것은 두통뿐”이라면서 영토갈등과 관련한 정치권의 무책임한 선동을 비판했다.

 

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77) 등 일본 저명인사와 시민단체는 이날 일본 국회에서 약 800명의 서명이 담긴 ‘영토문제의 악순환을 멈추자’는 호소문을 발표해 “일본인은 독도는 침략과 식민지 지배의 시작이고 상징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반성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 “일본 정부가 ‘(센카쿠열도에) 영토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허구적 인식을 바로잡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섬 주변 어업자원 등의 공동개발과 공동이용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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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치인, 히틀러 결말을 보라"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  정치권에 일침 …아사히 기고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 『해변의 카프카』 『1Q84』 등으로 유명한 일본의 세계적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63·사진)가 28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 간 영유권 갈등을 우려하는 기고문을 아사히(朝日)신문 1, 3면에 게재했다. 그의 글은 아시아 전체에 전달하는 메시지다. 하지만 글의 내용이 최근 영토 문제로 급속히 우경화되고 있는 일본 국내를 겨냥한 것이어서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다음은 기고문을 요약한 글.

 최근 20년 사이 동아시아에서 달성한 가장 기쁜 성과 중 하나는 고유의 ‘문화권’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내 경험에서 말하면 “여기까지 오는 길은 참 길었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그만큼 열악했다. 얼마나 심했는지 여기서 구체적 사실을 언급하지 않겠지만 최근의 환경은 현저하게 개선됐다. 지금 ‘동아시아 문화권’은 풍요롭고 안정된 시장으로서 착실히 성숙해가고 있다. 음악·문학·영화·TV프로그램이 기본적으로는 자유롭게 등가로 교환되고 많은 이가 즐기고 있는, 참으로 멋진 성과다.

 예컨대 한국의 TV드라마가 히트를 쳐 일본 국민은 한국 문화에 대해 이전보다 훨씬 친근함을 느끼게 됐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일본인 숫자도 급격히 늘었다. 그것과 교환적이라고나 할까. 한 예로 내가 미국 대학에 있을 당시 많은 한국인 유학생이 내 사무실을 찾아주었다. 그들은 놀랄 정도로 열심히 내 책을 읽어주었고, 우리 사이에는 서로 나눠야 할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이런 바람직한 상황이 생기기까지는 긴 세월 동안 많은 이들이 심혈을 기울였다.

 이번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나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명) 문제가 그 같은 달성을 크게 파괴한다는 사실이 한 사람의 아시아 작가로서, 또 한 사람의 일본인으로서 난 두렵다.

국경이란 게 존재하는 이상 아쉽게도 영토 문제는 피해갈 수 없는 이슈다. 그러나 이는 실무적으로 해결 가능한 사안이다. 또 실무적으로 해결 가능한 사안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토 문제가 실무과제를 뛰어넘어 ‘국민감정’의 영역으로 발을 들이게 되면 그건 출구가 없는 위험한 상황이 된다.

 

 그건 싼 술을 마시고 취한 것과 같다. 싼 술은 불과 몇 잔에 사람을 취하게 하며, 머리에 피를 솟구치게 한다. 사람들의 목청은 커지고 그 행동은 조폭(粗暴·조잡하고 폭력적)해진다. 논리는 단순화돼 자기반복적이 된다. 그러나 한바탕 요란하게 소란을 벌인 뒤 밤이 밝으면 나중에 남는 것은 두통뿐이다. 그런 싼 술을 폼 잡고 흔들어대며 소란을 부추기는 정치인이나 논객을 우리는 조심해야 한다.

 1930년대 아돌프 히틀러가 정권의 기초를 굳건히 한 것도 제1차 세계대전에 의해 잃어버린 영토의 회복을 일관되게 그 정책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정치인이나 논객은 신나게 그럴싸한 말을 들이대며 국민을 선동하면 그것으로 끝나지만 실제 상처를 입는 건 현장에 서 있는 우리 개인이다. 싼 술을 마신 뒤의 취기는 언젠가 깨게 돼 있다. 하지만 우리의 영혼이 왕래하는 길을 막아선 안 된다. 그 길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오랜 세월 피가 배어나는 노력을 해 왔던가. 그리고 그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유지해나가야 하는 중요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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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영토분쟁으로 영혼이 오가는 길 막아선 안돼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63)가 최근 독도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영토 갈등이 고조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무라카미는 '상실의 시대' '1Q84' 등으로 널리 알려진 일본의 대표적 작가다. 

하루키는 28일
아사히신문 기고문을 통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둘러싼 분쟁이 과열되면서 중국의 많은 서점에서 일본인 저자의 책이 자취를 감췄다는 보도를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 며 "영토 문제가 국경을 넘나드는 영혼의 길까지 막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토분쟁으로 지난 20년간 동아시아가 이룬 가장 값진 성과인 '고유의 문화권'이 파괴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경선이 존재하는 한 영토문제는 피할 수 없지만 이는 실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루키는 "영토문제가 '국민 감정' 영역으로 들어가면 출구 없는 위험한 상황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나쁜 술에 취한 것에 비유했다. "나쁜 술 몇 잔으로 목소리는 커지고, 행동은 난폭해지며, 논리는 단순하고 자기반복적이 된다" 며 "하지만 날이 밝고 나면 남는 것은
두통뿐"이라는 것이다.

하루키는 이 같은 술기운에 기대 소란을 떠는 정치인과 논객에 대한
주의를 주문했다. 그는 "1930년대 히틀러도 잃어버린 영토 회복을 내세워 정권 기초를 다졌다. 우리는 이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알고 있다" 며 "정치인과 논객은 부추기는 것으로 끝나지만 실제 상처입는 것은 개별 인간"이라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1Q84' 등 일본 관련 서적이 일본의 센카쿠 국유화 이후 베이징 시내 중국 국영서점에서 자취를 감췄다가 27일부터 다시 진열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