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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영종도이야기

영종도 `카지노 자유구역` 변질 우려

by SL. 2012. 5. 4.

영종도 `카지노 자유구역` 변질 우려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정부가 외자 유치 명목으로 외국인 카지노 투자조건을 크게 완화한 가운데, 인천 영종도가 `카지노 자유구역`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26일 "경제자유구역에 외국병원, 호텔, 쇼핑몰, 테마파크, 컨벤션, 외국인전용카지노 등을 종합적으로 갖춘 복합여가공간 등을 세우는 대규모 외국인 투자에 관해서는 사전심의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사전심사제 도입으로 대규모 투자에 따른 리스크가 줄어들어 현재 협의중인 대규모 복합리조트 투자가 성사되면, 8조원의 투자와 5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방침대로 사전심사제가 적용되면 실제 투자가 이뤄지기 전에 투자계획서만으로 카지노 개설이 가능해진다. 현재는 경제자유구역내 카지노를 개설하려면 3억달러 이상 투자를 완료하고, 카지노 개설신청을 해야하는데 사실상 진입 장벽이 없어진 셈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현재 영종도에 카지노 설립을 위해 관계기관과 계약을 하거나 투자의사를 밝힌 외국계 카지노 자본은 모두 3곳.

카지노계의 큰손으로 알려진 일본인 오카다 가즈오씨는 지난해 영종도 진출을 위해 오카다홀딩스코리아라는 지주회사를 차렸다. 오카다홀딩스는 인천경제청과 `영종 밀라노디자인시티 복합 리조트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상태로 총 사업비 4조5000억원을 들여 외국인 전용 카지노·호텔·쇼핑몰 등을 조성한다.

또 인천공항공사의 국제업무단지(IBC-Ⅱ) 사업에도 응모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이곳에 2조원을 투자해 카지노호텔 3곳과 상업·위락시설이 포함된 복합 리조트를 설립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유명 카지노·호텔 업체인 시저스엔터테인먼트는 7억달러를 들여 영종도 미단시티에 카지노호텔 및 관련 부대시설을 짓겠다며 인천경제청·인천시 등과 접촉하고 있다.

국내 기업인 파라다이스그룹이 현재 운영 중인 하얏트리젠시호텔의 카지노가 인천공항공사의 국제업무단지(IBC-Ⅰ)로 이전할 예정이어서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모두 4개의 카지노가 들어선다.

여기에 정부가 사전심의제까지 도입하면서 다른 외국기업들까지 몰려올 수 있어 영정도가 사실장 카지노 천국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저스를 비롯한 미국 라스베거스의 카지노 자본이 지난해부터 경제자유구역특별법 상의 카지노 허가 기준을 대폭 완화해 서류심사만으로 카지노 면허를 발급해달라며, 인천시, 지식경제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로비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라스베이거스, 마카오, 싱가포르 등에서 대규모 카지노를 운영 중인 라스베이거스샌즈그룹의 셸던 애덜슨 회장 등은 카지노 개설을 위해 국내 주요 정책결정자들과 만나 사전심사제는 물론 내국인 출입 허용까지 요구해왔다.

양일용 제주관광대 카지노 경영과 교수는 "서류만으로 카지노 면허를 사실상 허가하게 되면, 지금까지 투자의사를 밝힌 곳 이외의 외국계 카지노 자본이 대거 몰려올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사전심사를 통과한 이들 카지노업체들이 우리 정부에 약속한 투자를 하지 않을 경우, 우리 정부는 사전인가를 취소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매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카지노 업체들이 약속 준수 여부와 관련해 사실관계를 다투면서 동시에 해외 로비단체와 언론 등을 통해 한국 정부의 국가신인도를 공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지노 천국인 미국에서 카지노 면허를 허가받자면 아주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사업 신청자의 범죄경력은 없는지, 공금을 횡령한 적은 없는지, 세금을 포탈한 전례는 없는지. 이런 것들을 한없이 들여다본다. 면허 허가신청에 따르는 상당한 비용은 모두 사업 신청자가 부담해야 한다. 이런 어려운 과정을 겪고서도 정식 면허를 받기란 소수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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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자유구역인 영종도가 카지노 자유구역으로 변질되고 있다. 외자유치 실적에 급급한 우리 정부가 외국계 거대 카지노 자본의 끈질긴 로비에 밀려 카지노 면허 '사전 심사제'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제도를 만들려고 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경제자유구역에는 외국자본에 의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설립이 비(非) 경제자유구역보다 훨씬 수월한데도, 이제는 숫제 투자계획서만으로 심사를 벌여 사실상의 카지노 면허권을 달라는 얘기다.

시저스를 비롯한 미국 라스베거스의 카지노 자본은 지난해부터 경제자유구역특별법 상의 카지노 허가 기준을 대폭 완화해 서류심사만으로 카지노 면허를 발급해달라며, 인천시, 지식경제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로비를 벌여왔다. 외자 유치 실적에 목마른 우리나라의 중앙지방정부는 카지노 자본이라도 유치해야 한다며 카지노 면허권을 쥔 문화체육관광부를 압박해왔다. 그동안 문화체육관광부는 글로벌 기준, 카지노 난립 우려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해왔으나, 지금은 경제논리에 밀려 사전심사제를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 나라나 카지노 면허 허가는 매우 엄격하다. 카지노가 지닌 사회적 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에 자칫 허술하게 관리하면 엄청난 사회적 재앙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카지노 면허를 허가받자면 아주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고, 많은 비용에 긴 시간이 필요하다. 사업 신청자의 범죄경력은 없는지, 공금을 횡령한 적은 없는지, 세금을 포탈한 전례는 없는지. 이런 것들을 한없이 들여다본다. 면허 허가신청에 따르는 상당한 비용은 모두 사업 신청자가 부담해야 한다. 이런 어려운 과정을 겪고서도 정식 면허를 받기란 소수에 그친다. <이 부분은 동아일보 4월 16일자 30면 '카지노도 금융기관이다'란 제하의 칼럼( http://news.donga.com/3/all/20120416/45547876/1)에서 잘 지적하고 있다>

카지노의 본산, 미국 라스베가스대형 카지노업자들은 이토록 어려운 과정을 거쳐 자국 내에서 면허를 따냈고, 지금도 면허를 따려는 업자들이 많다. 이들은 마카오와 싱가포르에도 진출해 엄격한 면허 허가 절차와 통제를 거쳐 그 나라에서 면허를 취득해 영업을 하고 있다.

이들 카지노 재벌들은 이제 한국으로 눈을 돌렸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너무 만만하다. 조금만 엄살을 부려도 규제를 금방 풀어준다. 외국 카지노자본의 요구대로 카지노 면허 '사전심사제'가 도입되면, 영종도에는 우후죽순 카지노 영업장이 들어서지 않을까 염려된다.

우리나라 카지노 업계에서 일해왔고, 현재는 관련 학계에 재직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그러면 우리나라 카지노 산업의 현황과 사전심사제의 도입 배경이 무엇인지 차근차근 살펴보자.

우리나라에는 모두 17곳의 카지노 영업장이 있다. 이 가운데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영업장은 폐광지역개발지원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강원랜드카지노가 유일하다. 나머지 16곳은 관광진흥법에 의거해 모두 외국인만이 출입할 수 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시장은 대체로 사기업인 ㈜파라다이스와 공기업인 그랜드 코리아 레저(주)가 양분하고 있다. 파라다이스는 서울 워커힐호텔 카지노를 44년째 운영 중이며, 이외에 인천, 부산, 제주 등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그랜드코리아레저㈜는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관광산업 활성화 및 외화수지 개선 등의 목적으로 설립됐다. 서울의 2곳(강남점과 밀레니엄 힐튼점), 그리고 부산의 1곳(부산롯데점)이 있다.


그런데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강원랜드와 그 외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수익성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강원랜드의 2010년 카지노 부문 매출액은 1조 2550억 원, 영업이익은 8597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무려 69%에 이른다. 잘 나가는 제조, 서비스업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10%대에 이르는 현실에 비쳐보면 내국인 카지노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할 수 있다.


반면 서울(2곳), 부산(1곳)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중인 그랜드코리아레저㈜의 지난해 매출액은 5249억 원, 영업이익 1352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은 25.8%이다. 서울(1곳), 인천(1곳), 부산(1곳), 제주(2곳) 등 5개의 카지노를 운영중인 ㈜파라다이스의 경우 매출액 6000억 원에 영업이익 873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4.6%에 그쳤다.


수도권과 부산을 제외한 나머지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제주도에는 8곳의 카지노 영업장이 있으나, 흑자를 내는 곳이 가뭄에 콩나듯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 진출하려는 외국인 카지노 자본의 입장에서 바라보자. 이들은 당연히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를 원하고 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만으로는 수지를 맞추기 힘들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새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하고 있는 라스베거스 샌즈그룹의 셀든 아델슨 회장이 "한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테니 내국인 시장을 열어달라"고 끈질기게 요구하는 게 이런 배경을 깔고 있다.


아델슨 회장 입장에서는 라스베거스에 이어 마카오, 싱가포르 등지에서 대형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가 대박을 터뜨렸으니 이제 한국시장을 넘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외 MGM의 가말 아지즈 최고경영자, 윈(Wynn) 리조트 회장인 스티브 윈 등도 수시로 한국을 방문해 카지노 시장의 내국인 개방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시장은 거들떠 보지 않았다.

그런데 2010년 무렵부터 한국에 진출하려는 외국계 카지노 자본 사이에서 약간 다른 기류가 생겨났다. 일부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만으로도 어느 정도 수지를 맞출 수 있다는 판단이 생겨난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시저스 엔터테인먼트와 오카다홀딩스이다.


일본인 오카다 가즈오는 파친코 사업으로 큰 돈을 벌어 윈 리조트의 지분을 사들여 최대주주가 됐다(최근 스티브윈과의 불화로 최대주주 지위를 잃었다). 오카다는 지난해 인천 영종도 진출을 위해 오카다홀딩스라는 회사를 차렸다. 이어 지난해 10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영종 밀라노디자인 시티 복합리조트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총 사업비 4조5000억 원을 들여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호텔, 쇼핑몰 등을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이어 인천공항공사의 IBC-Ⅱ 사업 공모에도 응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2조 원을 투자해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라스베거스의 거물들과는 달리 마카오, 싱가포르 등 아시아지역에 진출하지 못한 시저스 측도 영종도로 눈을 돌렸다. 7억 달러를 들여 영종도 미단시티에 카지노, 호텔 등을 짓겠다며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시 등과 접촉하고 있다.

현재 경제자유구역특별법에 따르면 외국인투자금액이 5억 달러 이상이면서, 호텔 등에 3억 달러 이상을 실제로 투입한 이후에 카지노 면허를 정식으로 취득해 영업을 할 수 있다. 시저스를 비롯한 외국계 카지노 자본이 주장하는 것은 3억 달러 이상 투자했는데도 한국 정부가 카지노 면허를 내주지 않으면 어떡하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사업계획서만 제출하면 사전에 심사를 벌여 카지노업 허가 적합 여부를 통보해달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종잇장에 불과한 서류만으로 사실상의 카지노 면허허가를 달라는 식이다.


이들의 주장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려는 자본의 특성상 일견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사전심사제는 수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우선, 앞서 얘기한 대로 카지노 면허 허가와 관련해 사전심사제를 시행하는 나라가 없다. 시저스를 비롯한 라스베거스의 큰손들은 미국에서 카지노 면허를 받기 위해 엄청난 시간, 비용을 들여야 하며 이를 군말없이 수용하고 있다. 한마디로 엄청난 불확실성에 투자하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제자유구역특별법 상의 현행 카지노 면허 허가 기준은 라스베거스에 비하면 허술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도 이마저도 무시하려는 저들의 태도는 우리 정부의 법률체계를 아예 무시하려는 것이다.


더구나 사전심사제를 벌여 카지노 적합을 통보하게 되면, 이것이 자칫 빌미가 되어 난처한 지경에 처할 수도 있다. 외국계 카지노 자본이 약속한 대로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우리 정부는 카지노 적합 판정을 취소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을 것이다. 외국계 카지노 자본은 "우리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며 사실관계를 두고 다툼을 벌이는 한편, 각종 로비단체나 외국 언론 등과 접촉하면서 한국 정부의 국가 신인도를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상황에서 투자자-국가 소송(ISD)에 휘말리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또한 사전 심사를 통해 카지노 적합 통보를 받은 외국계 카지노 자본은 한국 정부의 가(假)인가를 내세워 투자자본을 유치하는 데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시저스 엔터테인먼트의 경우, 2006년 투자회사인 아폴로에 인수된 이후 경영난을 겪고 있으며, 현재는 220억달러의 채무재조정을 하고 있다. 채권단과의 협의가 진행중인 가운데 사업전망이 확실하지 않은 한국 시장에 신규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사전심사제를 통과하게 되면 이를 근거로 외부 자금을 유치하는 데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투기자본의 전형적인 행태라 할 수 있다.

사전심사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라스베거스의 대형 카지노 업체들이 대거 한국으로 몰려올 것이란 점이다. 서류 심사만으로 사실상의 카지노 면허권을 쥘 수 있으니 너도나도 몰려올 것은 자명한 일이다. 실제로 라스베거스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샌즈, MGM, 윈, 시저스 이외에도 많은 업체들이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는 경제자유구역이 2003년 인천을 시작으로 부산•진해, 광양만, 황해, 대구경북, 새만금군산 등 현재까지 6곳이나 지정돼 있다. 각 경제자유구역마다 3~4개의 외국계 카지노 사업자들이 몰려든다면 경제자유구역은 카지노자유구역이라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된다.

우리 정부의 입장은 어떤가. 외자유치 실적에 목마른 지식경제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시 등은 외국자본의 요구대로 사전심사제를 받아들이자는 입장이다. 목마른 판국에 생수든 오수든 그냥 마시고 보자는 자세다. 이들은 한발 더 나아가 카지노 허가권을 쥔 문화체육관광부를 압박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사전심사제의 부당성과 위험성을 비교적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불가입장을 지켜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제논리에 밀려 기존의 불가입장이 상당히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서 사전심사제 도입을 비롯한 카지노 정책의 변화가 과연 우리 정부와 사회여론의 자주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에 의해 결정되고 있는가. 아니면 여론의 관심이 소홀한 가운데 외자유치 실적을 우선시하는 소수에 의해 결정되고 있는가.


최근 외국계 카지노 자본에 의한 사전심사제 요구와 그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을 지켜보면서 제2의 론스타를 떠올리게 되는 것은 필자만의 기우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