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03
문산-개성 고속도로 만들면 부산에서 터키까지 연결
남북 도로연결은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하나로 잇는 ‘아시안 하이웨이’의 핵심 연결고리다. 자동차를 이용해 북한을 거쳐 중국, 인도, 터키, 러시아 등으로 이동할 수 있다.
‘아시안 하이웨이’(Asian Highway)는 아시아 32개국을 지나 유럽과 연결되는 총연장 14만5302㎞의 국제도로망이다. 8개 간선(AH1~8)과 58개 지선으로 구성됐고 한반도에는 1번(AH1)과 6번(AH6) 2개 노선이 있다.
AH1의 한반도 구간은 부산-서울-개성-평양-신의주다. 국경을 넘으면 중국, 동남아, 인도, 이란을 거쳐 종착점인 터키까지 다다른다.
부산-서울은 경부고속도로로 이미 연결됐고 서울에서 경기 파주시 문산읍을 잇는 서울-문산고속도로는 2020년 개통을 목표로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다. 도로사정은 열악하지만 북한에도 개성-평양을 잇는 고속도로와 평양-신의주를 잇는 국도가 있다.
한반도 구간의 미연결 구간은 문산에서 개성을 잇는 고속도로다. 정부는 2015년 문산-개성고속도로 사업을 적극 추진했지만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남북관계가 급랭하면서 논의가 중단됐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으로 문산-개성고속도로 사업이 진행될 전망이 밝아졌다. 연결구간이 약 22㎞로 길지 않아 남북이 협의한 후 예산만 확보된다면 빠른 시일 안에 착공도 가능하다.
국토교통부는 2015년 연구용역을 통해 문산-개성고속도로의 남측 구간 사업비를 추산했는데 문산에서 남방한계선까지 11.8㎞ 구간을 왕복 4차로로 건설할 경우 토지보상비 890억원, 공사비 4110억원 등 총 5000여억원이 소요된다.
AH1이 한반도를 대각선으로 관통한다면 AH6은 부산에서 동해안을 따라 올라가 중국-카자흐스탄-러시아로 이어진다. 이 구간이 완성되려면 남한의 국도7호선과 북한의 원산-금강산고속도로를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아직 남북이 구체적으로 합의한 내용은 없지만 관련부처와 공공기관은 사업이 제때 추진되도록 준비작업에 나선 상황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정부 정책에 대응할 수 있도록 최근 ‘남북도로협력TF(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갈 길은 멀다. 철도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빈약한 도로인프라와 노후화가 걸림돌이다. 대대적인 시설 개보수 없이는 제대로 된 이용이 어렵다.
산악지형이 많은 북한에서는 철도가 화물과 여객운송의 대부분을 담당하며 도로의 화물수송 분담률은 7% 안팎이다. 2016년 기준 북한의 도로 총연장은 2만6176㎞로 남한(10만8780㎞)의 24% 정도에 불과하다. 고속도로를 제외한 북한의 도로포장률은 10% 미만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어떤 사업을 어떻게 추진하고 예산은 얼마나 들지 정해진 게 없다”며 “앞으로 북한과의 경제협력 논의가 본격화하면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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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3
"북한 영공 통해 미국·러시아로, 비행기 타고 백두산으로"
항공업계 "시간 및 유류비 절감 효과 클 것…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방문객도 증가"
항공업계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돼 북한 영공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 비행시간 및 유류비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
북한 영공 통과가 허용되면 미국·러시아 등 극동아시아 노선을 이용하는 시간이 단축되고 유류비도 큰 폭으로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북한이 영공 통과료 지불을 요구할 수는 있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3월 26일) 이후 우리 정부의 '북한 영공 통과 전면 금지' 조치(2010년 5월 24일)에 따라 국적 항공사는 북한 영공을 우회해서 운항하고 있다.
정부가 국적 항공기의 운항 안전을 고려해 북한의 동해 항로인 캄차카 항로(러시아 극동항로)를 지나지 말고 일본을 거치는 북태평양 항로로 우회하도록 지시한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사는 외항사 대비 연간 운영 비용이 각 사 평균 150억원, 운항 시간이 편당 평균 약 40분 더 소요되는 우회로로 운항하고 있다.
한국에서 출발해 미국으로 향하는 항공편은 제트기류를 활용해 비행시간을 단축하고 연료비를 줄이므로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항로를 이용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항공편은 제트기류가 역풍이어서 이를 피해 지구의 북쪽으로 돌아온다.
이때 러시아와 북한 영공을 통해 인천으로 돌아오면 지금처럼 일본으로 우회하는 것보다 미주 노선은 30분, 러시아 노선은 1시간 정도 시간상 이득을 본다. 그로 인한 유류비 절감 효과도 크다.
시간 및 유류비 절감 효과 외에도 남북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돼 관광 및 비즈니스를 위한 외국인 방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인 관광객들은 특히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내 여행을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같은 우려가 상당수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향후 장기적으로는 남북간 노선 개척도 기대된다. 남북 관계가 개선될 경우 평양 순안 국제공항, 백두산 삼지연공항, 원산 갈마공항에서의 정기 및 부정기 노선 운항도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남북은 앞서 1997년 상호 영공을 개방한 바 있다. 그해 10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중재로 대구와 평양간 비행정보구역(FIR)을 통과하는 국제항로를 개설하기 위한 양해각서에 남북이 서명했다. 이듬해 3월 시험 비행을 거쳐 4월부터 우리 민항기가 북한 영공을 통과하게 됐다.
북한 비행정보구역을 거치는 항로는 'B332'와 'B467'이다. 이 가운데 'B332'는 중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항로로 우리나라 항공 노선에 큰 영향이 없다. 그러나 'B467' 항로는 인천에서 동해 영공을 거쳐 러시아, 북미, 유럽을 잇는 노선으로 미주 복편(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편)에 활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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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3
거점지역 기반시설부터 인프라 확충해야
‘백두·한라산 흙에 대동강·한강물.’ ‘소떼길’ 소나무에 뿌려진 양분처럼 끊긴 강산이 만나고 바다와 하늘길이 열릴까. 남북이 2007년 합의한 ‘10·4 정상선언’ 사업을 적극 추진키로 하면서 한반도 육해공의 빗장이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열악한 인프라다. 노후화나 전력부족으로 정상가동하지 못하는 곳이 많다. 물자와 여객의 이동을 자유롭게 만드는 교통인프라를 우선 갖춰야 남북 경제협력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산업단지 기반시설 일환, 도로 맥(脈) 이어야
10·4선언에는 △개성-신의주 철도 개보수 △개성-평양 고속도로 개보수 △해주특구 건설 및 해주항 활용(민간선박의 해주 직항로 통과) △백두산-서울 직항로 개설 △문산-봉동간 철도화물 수송 등이 포함돼 있다.
이에 개성-평양고속도로 현대화와 북한 4차 핵실험으로 2016년 1월 이후 중단됐던 개성-문산고속도로 건설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도는 ‘판문점선언’ 직후 국도31호선(양구-금강), 춘천-철원고속도로, 구리-포천-철원-원산고속도로 건설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남북경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서해축(평양·남포·신의주)과 동해축(원산·흥남·신포·나선) 주요 산업단지의 내부도로, 배후항만, 인접도시 연결도로 등을 정비하는 게 우선이다. 나진-원정리 도로 현대화, 개성공단과 인천항 연계도로, 남북 연결 북측 국도의 현대화도 나서야 한다.
장기적으로 해주-나포-안주를 연계하는 신서해안고속도로를 신설하고 한반도 도로망과 ‘아시안 하이웨이’(경부고속도로 및 국도7호선·동해고속도로)를 연결하면 도로망의 확장성이 커질 수 있다.
◇서해에 평화수역, 인천-남포 항로 재개되나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 평화수역과 동해 남북 공동어로구역 지정도 거론된다. 강원도는 속초-원산-나진 크루즈 항로 개발을 추진하고 경상북도는 영일만항에 국제여객부두를 조성해 남한-북한-러시아-중국-일본을 연결하는 환동해 크루즈상품 개발도 구상하고 있다.
서해와 동해의 거점 항만시설과 북한 최대 광물자원 단지인 단천항을 확충하고 인천-웨이하이-남포와 해주항 등 환황해축 국제 직항로 개설도 고려해야 한다.
2011년 이후 막힌 인천-남포항로가 다시 열리고 인천-해주항로가 신설되면 개성을 중심으로 ‘삼각 물류네트워크’를 완성할 수 있다. 과거 해양수산부가 추진한 사업으로 러시아산 유연탄을 하산에서 북한 나진항으로 옮기고 이를 남한으로 가져오는 프로젝트도 재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에서 백두산 직항, 금강산도 비행기로
백두산 직항로 관광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서울에서 백두산 인근 삼지연공항까지 직항로를 만들면 중국을 경유하는 기존 노선보다 이동시간이 5분의1로 줄어든다.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까지 직항로로 금강산을 관광하는 방안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삼지연공항, 순안국제공항 등 북한 공항의 현대화 작업도 중단기 과제로 꼽힌다.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정책연구실장은 “북한의 교통인프라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북한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제약할 수 있다”며 “주요 거점지역 위주로 기초인프라에 우선 투자하되 남북한의 이해에상충하지 않고 동북아 경제협력 틀에 부합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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