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100만원 못버는 알바생, 서울대에 100만원 기부
2013.06.08 03:01
[주유소 아르바이트하며 100만원 낸 고졸 28세… "난 못배웠어도 서울대 세계 일류 돼야"]
서울대 풀뿌리 개인 기부 10년새 15배나 늘어
80代 1억원 기부자는 "8년 동안 망설이다가 결단…"
어려운 사람 기부금 받아 투자… 서울대도 '사회 기여'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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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하는 조모씨가 기부금 100만원과 함께 전달한 편지. 조씨와 같은 1000만원 미만의 기부자가 10년 새 10배 이상 늘었다. /서울대 제공
그는 아르바이트를 쉬는 수요일마다 서울대 중앙도서관을 찾았다. "무식하단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강의를 들었고, 도서관에서 교양 서적을 빌려 읽었다"고 했다. 그러던 중 서울대가 새 도서관을 짓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어렸을 때 많은 분께 도움을 받았다"면서 "서울대가 세계 일류 대학의 반열에 들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100만원을 기부하는 데 '수만 번의 고뇌'를 해야 했다고 고백하면서 "월 100만원 안 되는 월급으로 23만원짜리 원룸에 사는 내게 100만원을 기부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했다. 오연천 서울대 총장은 당시 "조군의 '100만원'은 백 배, 천 배의 가치가 있는 것"이라며 "조군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조씨에게 보냈다.
서울대에는 조씨와 같은 '풀뿌리 기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고액 기부 증가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 2012년 서울대 운영 성과 자체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 32억원이었던 개인 기부액은 지난해 484억원으로 15배 이상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법인 기부액은 311억원에서 1483억원으로 4.7배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약정 기부액 규모도 1억원 이상이 5.5배로 증가하는 동안 1000만원 미만은 9.4배로 늘었다. 법인 위주의 기부보다 개인 기부 및 소액 기부, '부자들의 기부'보다 '평범한 사람들의 기부'가 기부 패턴의 중심으로 자리 잡아 가는 것이다.
지난 2008년 서울대에 1억원을 기부한 구재서(84)씨도 서울대와 직접 관련이 없는 사람이다. 1980년 동업자들과 함께 구입한 서울 왕십리 옛 광무극장 부지가 뉴타운사업지구에 포함되면서 이주비 1억원을 받아 기부했다. 서울대가 마련한 '발전공로상'을 받는 자리에서 구씨는 광고 전단 뒷면에 적어온 수상 소감을 읽었다. "남들처럼 기부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기부해도 될까'라는 생각에 8년 동안 망설였어요." 구씨는 자신의 집이 뉴타운 개발사업에 수용돼 받은 아파트 입주권(약 10억원)을 판 돈도 서울대에 기부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동문들의 개인 기부도 다양해졌다. 작년 1월 농업생명과학대학 최윤재(60) 교수가 아들의 결혼 축의금 7000만원을 기부했고, 2011년에는 이현재(84) 전 서울대 총장의 제자 30여명이 돈을 모아 장학기금 3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서울대 발전기금 관계자는 "'기부는 부자가 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최근 10년간 '풀뿌리 기부'가 증가한 이유로 연령별 맞춤형 기부 장려 편지 및 이메일 홍보, 저소득층 학생 돕기, 도서관 신축 등 구체적 목표 제시 등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서울대가 대학 문턱도 못 밟아본 어려운 사람들의 기부금까지 받아 도서관 등에 투자하면서 우리 사회에 과연 얼마만큼 교육적, 학문적 기여를 하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사립대 교수는 "가장 큰 국민적 지원과 사랑을 받는 서울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지식과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고, 어려운 사람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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