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은 개발호재를 타고…세종시 48%·거제시 18% '껑충'
2013.05.31
수도권 상승률 2.48%…공무원 떠난 과천은 하락
명동 '네이처 리퍼블릭' 부지 10년째 최고가 기록
7월1일까지 이의신청 접수
3.3㎡당 땅값이 2억3100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서울 명동의 화장품 판매점 건물. /한경DB
토지와 관련된 국세와 지방세 등의 부과 기준이 되는 전국 개별공시지가가 지난해에 비해 평균 3.41% 올랐다. 4년 연속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올해는 개발 재료에 따라 땅값의 등락이 엇갈린 게 특징이다. 정부청사 이전 등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세종시의 공시지가는 지난해와 비교해 50% 가까이 상승한 반면 공무원들이 빠져나간 경기 과천시의 땅값은 내림세를 면치 못했다.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곳은 서울 충무로 1가에 있는 네이처 리퍼블릭(화장품 판매점)의 부속 토지로 3.3㎡당 2억3100만원(㎡당 7000만원)을 기록했다.
○세종시 역대 최고 상승률
국토교통부는 전국 261개 시·군·구가 올해 1월1일 기준으로 산정한 개별공시지가를 31일 공시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전국의 개별공시지가는 작년 대비 평균 3.41% 상승했다. 하지만 상승 폭은 지난해(4.47%)에 비해 1.06%포인트 떨어졌다.
중앙행정기관이 이전하고 있는 세종시는 지난해에 비해 47.59% 올랐다. 세종시는 14개월 연속 전국 땅값 상승률 1위를 기록 했다. 정부가 공시지가 조사를 시작한 1989년 이래 단일 지역 상승률로는 역대 최고치다. 경남 거제시는 공시지가 상승률 18.76%로 세종시의 뒤를 이었다. 종합개발 어항사업, 거제 해양휴양특구사업 등의 호재로 땅값이 올랐다. 경북 울릉군(17.63%), 경북 예천군(16.8%), 울산 동구(15.45%) 등도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상승 폭이 컸다.
이에 비해 명품신도시 개발 사업 무산 등으로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는 공시지가가 0.18% 떨어졌다. 정부 부처가 빠져나가며 과천시는 0.16% 하락했고, 용인시 기흥구(-0.14%)와 인천 중구(-0.06%) 등도 땅값이 떨어졌다. 수도권(2.48%)은 경기 침체와 뉴타운·신도시 등의 개발 부진으로 상승률이 전국 평균(3.41%)에 못 미쳤다. 서울은 2.86% 올랐고, 경기는 2.13% 상승했다.
○불황에도 중심상권 땅값 강세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은 서울 중구 충무로 1가 24의2 네이처 리퍼블릭 화장품 판매점의 부속토지로 ㎡당 7000만원을 기록했다. 이 토지는 지난해 ㎡당 6500만원에서 올해 500만원 올랐다. 2004년부터 10년 연속 전국 땅값 1위를 기록 중이다.
두 번째로 비싼 곳은 서울 충무로 2가 66의19 뉴발란스 신발 판매점으로 ㎡당 6970만원으로 공시됐다. 반면 경북 의성군 점곡면 동변리 413의3 임야는 ㎡당 52원으로 전국 최저가로 조사됐다.
올해 처음으로 공시지가가 5억원을 넘어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된 토지(일반 나대지)는 보유세 부담이 커진다. 작년 종부세 대상이 아니었던 서울 청운동 16의2(159.7㎡) 나대지(공시지가 4억9187만원)는 올해 공시지가가 5억145만원으로 1.94% 올랐지만 보유세는 224만원에서 230만원으로 2.7% 뛴다. 원종훈 국민은행 WM사업부 세무팀장은 “올해 공시지가 상승폭이 크지 않은 데다 세부담 상한선도 있어 실제 보유세 증가액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별공시지가는 해당 토지를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와 국토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열람할 수 있다. 공시지가에 이의가 있는 토지 소유자나 이해 관계자는 이의신청서를 작성해 해당 시·군·구로 오는 7월1일까지 접수하면 된다. 이의가 제기된 필지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지가를 재조사한 뒤 7월 중 열리는 시·군·구 부동산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7월31일 조정 공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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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市 땅값 1년 새 47.59% 올라 역대 최대
[전국 개별공시지가 작년보다 3.41% 상승… 거제시 5년간 71.8% 급등]
혁신도시 등 개발 후광효과로 지방이 토지시장 주도
서울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자리 1㎡당 7000만원 9년째 1위
지난 5년(2008~2012년) 동안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어디일까? 지난 5년은 이명박 정부 때다. 정답은 경남 거제시. 5년간 71.8%(개별공시지가)나 올랐다. 거제시는 작년에도 18.7%가 올랐다. 지난 5년간 상승률을 보면 세종시를 포함해도 단연 1위다. 왜일까?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글로벌 2~3위 조선업체가 있고, 2010년 12월 거가대교 개통 후 관광업이 살아나면서 땅값이 뛰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지세포항구 일대를 해양레포츠타운으로 만드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한마디로 지역경제 기반이 단단한 데다 교통 여건, 개발 수요 등 호재가 계속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다음은 경북 예천, 경기 하남, 강원 홍천, 강원 춘천 순이었다. 상위 10곳 안에 강원·경기가 각 3곳, 경북 2곳, 경남·울산이 각각 1곳이었다.
- ▲ 개관 1시간 만에 1000명… 판교 알파돔시티 북적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신분당선 판교역 주변에 들어서는 알파돔시티의 주상복합 아파트‘판교 알파리움’홍보관이 30일 문을 열었다. 분양에 나선 알파돔시티자산관리㈜ 측은“개관 1시간 만에 1000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알파돔시티는 사업비 5조원 규모의 대형 복합단지로, 주거단지와 백화점, 업무시설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이진한 기자
이는 한국감정원이 30일 국토교통부가 공시한 전국 개별공시지가를 토대로 지난 5년간 공시지가 변동률을 분석해 나온 것이다. 세종시(47.59%)를 제외하면 시·도별로는 5년간 울산이 24.5%로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다음은 강원 23.4%, 경남 21.4% 순이었다. 경북은 이 기간에 16.5% 올랐고, 대구는 13.3% 상승했다. 전남은 상승률이 14.1%, 충남은 15.9%, 광주광역시는 5.7%였다. 서울은 개발제한구역 보금자리주택 사업 등 영향으로 9.9% 상승했다. 서울 강남 3구는 서초구(10.6%), 강남구(9.9%), 송파구(8.5%) 순으로 많이 올랐다. 경기는 12.7%, 인천은 15.3% 공시지가가 뛰었다.
◇작년 세종시 땅값 역대 최대 급등
올해 개별공시지가에서는 세종특별자치시 땅값이 1년 새 47.59% 급등하면서 조사 이래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원래 논·밭이던 땅이 개발이 이뤄지면서 주거·상업용지로 바뀐 게 한꺼번에 반영됐다. 수요도 늘어 지난해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정부 부처 이전이 본격화하면서 땅을 찾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려들었다. 지난해 두 차례 선거가 치러지고, 세종시가 공식 출범하면서 장밋빛 전망이 잇따른 것도 영향을 줬다.
세종시 인근의 S공인중개 박모(52) 대표는 "땅이요? 없어서 못 팔아요"라면서 "정부 기관이 들어서는 지역 주변에는 도로 옆 농지가 3.3㎡당 50만~60만원이었던 게 2배 가까이 오른 데도 많아요. 올해도 정부 기관이 오니까 이 분위기가 좀 더 이어지겠죠"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작년에는 외제차 타고 땅 보러 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였다"며 "땅값이 단기간에 크게 올랐고 단속도 심해져서 최근엔 열기가 좀 식었지만, 정부가 최근 토지거래 허가구역에서 제외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전국 개별공시지가 4년째 상승
세종시뿐 아니라 장기간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도 전국 개별공시지가는 작년보다 3.41% 올랐다. 2010년 이후 4년째 상승세다. 세종시와 10개 혁신도시 등 사실상 지방이 토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수도권은 2.48% 오른 데 그친 반면, 지방 광역시가 4.04%, 나머지 시·군이 5.74% 올라 모두 평균치를 웃돌았다.
세종시를 포함해 공시지가가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경남 거제시(18.7%), 경북 울릉군(17.6%), 경북 예천군(16.8%), 울산 동구(15.5%) 모두 개발 후광 효과를 누리는 지방이다. 예천군은 경북도청 이전 예정지이고, 울산 동구는 주택 재개발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된 게 지가에 반영됐다. 혁신도시도 지방 공시지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충북 음성군과 진천군, 김천시, 전북 완주군이 7~9% 안팎 오르는 등 대부분 지역이 전국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공시지가가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땅 소유자가 느끼는 세금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세종시 반곡동 3411㎡짜리 논은 공시지가가 지난해 3억5133만3000원에서 올해 5억1847만2000원으로 47.6% 상승했다. 재산세도 81만2963원으로 26만원가량(47.5%) 올랐다. 또 올해 처음으로 공시지가가 5억원을 초과해 새로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이 되면 세금 부담도 많이 늘어난다.
전국에서 개별공시지가가 가장 높은 곳은 2004년 이후 9년째 서울 중구 충무로1가 24-2번지 네이처리퍼블릭 화장품 매장 자리가 지키고 있다. 지난해보다 7.7% 오른 1㎡당 7000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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