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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야기/여 행

가을에 걸으면 좋은길

by SL. 2012. 10. 28.

가을 에 걸어 볼만한 길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고은 시인의'가을편지'가 생각나는 완연한 가을! 걷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이를 증명하듯 전국의 유명산은 삼림욕을 즐기며 가을의 정취를 느끼려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가을을 마음껏 즐기고 싶다면 굳이 먼 길을 떠날 필요는 없다.

이번 주말엔 가족과 연인과 함께 도심 속 낙엽 길을 걸어 가을의 정취와 낭만을 느껴보자!

대전시는 지난달 1일 개장한 '걷고 싶은 길 12선'가운데 가을에 걸으면 더욱 아름다운 4곳을 소개했다.

◆ 추동 호반길(5km)= 낭만을 테마로 한 이 길은 1시간 40분가량이 소요되는 코스(추동 시설관리공단주차장~자연생태관~가래울식당~전망 좋은 곳~자연수변 공원~취수탑)로 아름다움과 설렘을 가득 안겨주는 산책길이다.

이곳에는 자연생태관 전시물과 생태공원 작품을 감상하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 좋다. 한 폭의 수채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호반길이다.

◆ 보문산 산책길(4.5km)= 이 길은 1시간 30분가량이 소요되는 코스(대사동 공영주차장~송학사~유엔참전기념비~청년광장~사정공원~오월드)로, 시민들에게 오랜 세월 사랑받고 있는 보문산의 단풍을 따라 걷는 길이다.

자신의 시간과 건강상태에 따라 보문산성, 시루봉, 전망대, 사정공원 등 주변의 명소까지 걷는 코스를 넓혀 갈 수 있어 더욱 좋다. 특히 보문산 전망대는 막힘없는 시원한 경관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대전 시내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야경 촬영지로도 명성이 높다.

◆ 시청 앞 가로수길(2km)= 이곳은 40분이 소요되는 코스(시청 앞~샘머리공원~대전정부청사 광장~샘머리공원~시청 앞)로, 시청에서 대전 정부청사까지 이르는 잘 정돈된 가로수와 샘머리 공원이 어우러진 도심 속 가로수길이다.

콘크리트 건물로 둘러싸인 도심지에서 도시 숲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낙엽 지는 가을 이 길로 들어서면 누구나 시인이 된다.

현충원 산책길(3.5km)= 이곳은 1시간 10분가량이 소요되는 코스(정문~홍살문~호국분수탑~현충탑~보훈산책로 2단계~보훈산책로 1단계~정문)로, 현충원 묘역을 둘러싼 숲 속의 오솔길로 연결돼 누구나 부담 없이 거닐 수 있는 길이다.

수려한 자연환경 속에서 산책과 함께 호국영령들의 얼을 기릴 수 있고 나라사랑 정신을 배우며 체험 할 수 있는 곳으로 아이들과 함께 가족들이 산책하는 코스로 추천하고 싶다.

한편 대전시는'걷고 싶은 길 12선'에 대해 전국의 명소로 널리 알리고 녹색환경에 대한 의식을 높이기 위해 내달 14일까지 스토리텔링 공모 신청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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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우이령길, 내장산 전망대코스, 남이섬 은행나무길 추천

 

올해 단풍은 유독 화려하다. 설악산을 곱게 물들인 단풍이 빠른 속도로 남하하고 있다. 가족들과 오붓하게 단풍놀이 갈 산이 많아진다는 뜻이다. 평소 산을 자주 찾지 않는 가족들도 올해 단풍구경은 꼭 가는 게 좋다. 아이들과 마음껏 자연의 아름다움에 젖어 추억쌓기 그만이다. 이번 주말, 아이들 손 붙잡고 단풍 구경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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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화려한 올해 단풍. 아이와 함께 단풍을 즐기고 싶다면 북한산 우이령길이나 내장산 전망대코스, 춘천 남이섬 은행나무길을 걷는 건 어떨까? 사진은 남이섬의 가을 풍경 모습이다. ⓒ남이섬 공식 홈페이지

가까워서 좋은 서울 북한산 '우이령길' =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북한산은 짧게 시간을 내서 다녀올 수 있는 대표적인 단풍 명산이다. 올해 북한산의 단풍 절정은 다음주 주말쯤(26일)으로 예상되나, 이번 주말에 아이와 함께 찾아가도 아름다운 단풍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북한산 우이령길은 폭이 넓고 경사가 완만해 아이, 어른 누구나 즐기며 걷기 좋다. 둘레길 21코스 우이령길은 서울 강북구 우이동과 경기도 양주시 교현리를 잇는 탐방로로 6.8km, 약 3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지난 40년간 출입이 통제되며 발길이 닿지 않았던 곳이라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한 곳이다.

우이령길은 생태보존을 위해 하루 1,000명(우이탐방지원센터 출발 500명, 교현탐방지원센터 출발 500명)에 한해 예약 후 방문하도록 하고 있어 반드시 하루 전까지 홈페이지(www.knps.or.kr)를 통해 예약해야 한다. 우이령길 전체에는 화강암이 풍화된 마사토가 깔려 있어 맨발로 자연을 느끼며 걸을 수도 있다.

* 교통편 : 우이령길 이용을 위한 인근에는 주차시설이 없으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좋다. 우이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하는 경우에는 수유역(4호선) 3번출구에서 120번, 153번 버스 이용, 종점 하차(20분 소요)한 다음 우이동 먹거리 마을 방향 우이동전경대로로 이동(도보 약 40분 소요)하면 된다. 교현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한다면 구파발역(3호선) 1번 출구에서 704번, 34번 버스를 이용해 석굴암(우이령) 입구에 하차(30분 소요)하면 된다.

◇ 단풍나무 터널로 유명한 '내장산' = 등산코스와 산책길이 골고루 이어져 있는 내장산은 아이와 함께 가기 좋다. 특히 내장산은 단풍터널로 유명해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주차장에서 내장사까지 3.2km는 단풍나무 터널이다. 특히 일주문부터 내장사까지 이르는 108그루의 단풍나무가 있어 아이 사진 찍기도 제격이다.

내장산을 한눈에 보고싶다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에 올라가보자. 전망대코스는 탐방안내소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 내장사를 거쳐 다시 탐방안내소로 오는 가벼운 코스다. 1.8km 거리로 약 50분이 소요된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때 보이는 단풍터널과 호수 등의 모습은 장관이다. 케이블카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왕복 7,000원(편도 4,000원)에 운영되는데, 케이블카를 타고 3분이면 전망대 휴게소에 도착한다. 케이블카 종착역에서 내려 약 300m만 이동하면 전망대에 이르게 되며, 내장사를 중심으로 한 9개 봉우리를 볼 수 있다.

*교통편 : 자가용으로 서울 3시간 30분, 부산 4시간, 대구 3시간 30분이면 내장산에 도착하게 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에는 정읍역이나 정읍터미널에 내려 시내버스 171번이나 171-1번을 타고 내장터미널을 거쳐 내장탐방지원센터 혹은 내장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하차하면 된다.

◇ '남이섬'에서 가족자전거 타며 단풍 구경 = 어린 아이와 산을 찾기가 힘들다면 춘천의 남이섬으로 떠나보자. 그림같은 단풍을 만날 수 있다. 남이섬에는 메타세쿼이아길과 송파은행길, 잣나무길, 갈대숲길 등 다양한 산책로가 마련 돼 있지만, 가을에는 단연 은행나무길이다. 은행나무길을 따라 아이와 함께 걷거나 가족자전거를 빌려 타는 것도 아이에겐 즐거운 추억이 된다. 또한 배를 타고 남이섬으로 들어가는 짧은 순간도 아이들에겐 즐거움을 줄 수 있다.

다만, 남이섬은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유명해 주말이면 외국인 단체관광객들이 몰려든다. 아이와 여유있는 가을을 만끽하고 싶다면 아침 일찍부터 움직이자.

*교통편 : 가장 편리한 방법은 전철이다. 경춘복선전철로 서울 상봉역에서 가평역까지 52분이 소요되며 운임료도 1,850원으로 저렴하다. 이후 가평역에서 남이섬까지 도보로 20분, 버스 및 택시 이용시 약 5분이 소요된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가평버스터미널에 하차한 뒤 시내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면 남이섬까지 약 10분 정도 걸린다. 서울 인사동이나 서울 잠실역(출발시간 오전 9시 30분)에서 온다면 남이섬으로 가는 직행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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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타고 만산홍엽

 

 단풍 나들이에도 등급이 있다. 고리타분하고 식상한 단풍 요리에 질리셨다면 이 레시피(요리법)는 어떨까. 메인 요리는 추억과 낭만의 대표주자 기차다. 여기에 곁들어지는 양념이 단풍이다. 단풍도 그냥 단풍이 아니다. 한우로 치면 최상등급 낙엽살 만큼이나 부드럽다는 내장산의 홍엽(紅葉)이다. 여기에 가을 바람 소스를 톡톡 버무린다. 메인 요리도 입맛대로다. KTX타고 당일치기부터 1박2일까지 일정을 골라잡으면 된다.

당일치기 내장산 단풍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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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 기어이 단풍 나들이 한 곳 다녀와야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면 이 코스가 딱이다. KTX를 타고 떠나는 내장산 당일치기 코스다. 내장산 하고도 단풍 터널, 여기에 단풍 터널의 낙엽 만큼이나 '마블링'이 촘촘히 박힌 낙엽살(부채살)이 일품인 산외한우마을까지 찍고 온다. 눈과 입이 동시에 즐거운 멀티 여행이다.

내장산은 단풍계 '가을의 전설'이다. 작년 한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SW) 검색 건수에서도 총 2150만건 중 28만건 검색되면서 설악산을 제치고 1위에 오른 저력이 있다.

일정은 이렇다. 출발은 오전 7시 50분 용산역. 잠깐 눈을 붙이고 깨면 10시 14분 정읍역이다. 당일치기니 당연히 쉴 틈이 없다. 곧바로 내장산으로 이동. 질리도록 내장산의 단풍을 만끽한다.

단풍 속살을 즐기는 다양한 등산 코스도 만들어져 있다. 가벼운 산보 코스는 108그루의 단풍 터널 걷기가 강추. 제대로 된 등반을 원한다면 일주문에서 벽련암과 서래봉을 지나 내장사를 트래킹할 수 있는 서래봉 코스가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인 법. 눈의 황홀경이 끝나면 맛의 황홀경에 빠질 차례다. 포인트는 정읍 산외한우마을. 이곳은 영월 다하누촌과 더불어 국내에서 한우를 가장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한우촌으로 꼽힌다. 고기를 먹는 방식도 재밌다. 죽 늘어선 정육점에서 마음에 드는 한우 부위를 골라 고기를 먼저 산 뒤 옆 식당으로 이동해 야채 값만 지불하고 구워먹으면 된다.

보물산 내장산과 궁극의 맛 산외한우마을 일정을 마무리하고 정읍역으로 용산행 KTX에 오르면 끝. 짧고 굵은 내장산 단풍 일정이 아쉬운 여운으로 길게 남는다.

아, 잊을 뻔 했다. 수준이 있으셔셔 좀 더 편한 단풍 여행을 바라는 독자들. 당연히 맞춤 코스가 있다. '내장산 KTX 특실' 여행 상품이다.이 코스는 KTX 특실을 이용해 정읍역까지 이동한다. 식사도 명품이다. 점심은 맛의 고장 전라도의 산채정식. 30여 가지의 반찬이 나오는 남도밥상을 푸짐하게 즐긴다. 저녁 코스는 당연히 한우마을 최고급 품질의 구이.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피아골 단풍에 레일 바이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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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코스는 제법 다이내믹하다. KTX를 타고 떠나는 내장산 단풍여행에 남도의 멋스러움이 더했다. 남도의 단풍이 총출동하는 알찬 코스다.

첫째 날은 내장산 단풍 구경. 7시 50분경 KTX로 용산역을 출발해 10시 14분경 정읍역에 도착한 뒤 내장산 국립공원으로 이동한다. 일정은 당일치기 코스과 거의 유사하다. 국내 대표 단풍구간인 서래봉코스와 케이블카를 타고 내장사까지 오르는 전망대 코스가 강추.

다음 코스는 순천 선암사다. 천태종을 널리 전파한 호남중심사찰 선암사는 천년 고찰 조계산 최고의 단풍 관광지다. 드라마 무사 백동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선암사에서 가을 사찰의 절경을 감상한 뒤 숙소로 이동하면 첫날 일정은 끝이다.

둘째 날은 '삼홍'으로 유명한 지리산 피아골로 향한다. 삼홍이 품은 뜻은 이렇다. 단풍으로 산이 붉게 물드니 산홍이고, 그 산이 물에 비쳐 붉으니 수홍이며, 그 물을 바라보는 사람의 얼굴 또한 붉으니 인홍이라. 피아골 단풍의 멋스러움을 그대로 담고 있는 용어다.

지리산 피아골은 경치가 빼어난 노고단과 반야봉 사이의 아름다운 계곡으로 가을에 붉게 물드는 단풍이 특히 유명하다. 피아골 단풍은 지리산 10경에도 들어갈 정도. 연주담에서 삼홍소까지가 단풍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지리산 피아골 단풍을 감상한 뒤 향하는 곳은 아날로그의 메카 전남 '곡성'. 섬진강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참게 메기탕으로 배를 채운 뒤 바로 섬진강의 명물 '레일바이크'에 오른다. 섬진강 레일바이크는 침곡역에서 가정역까지 약 5.1㎞의 구간을 지난다. 가을 섬진강변 바람을 실컷 맞고 용산역에 닿으면 밤이다.